B에게 보내는 편지
결혼을 할 때 청첩장에 쓴 문구가 있다. 결혼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디면서 이렇게 살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문구는 이렇다.
사랑을
여기저기에 숨겨두자
우리의 눈 안에, 이불속에
함께 볕에 널었던 빨랫줄에
출근하는 구두 주걱 안에
마주 앉은 식탁 위,
길가에 핀 들꽃과
당신이 좋아하는 하늘 위에
온도가 다른 우리의 손바닥에
그렇구나
사랑아 지금 내 눈 앞에 있구나
사실 청첩장에 들어가 있는 이 문구 앞뒤로 사실 문장들이 더 있다. 아래와 같다.
함께 퇴근하고 같이 밥을 짓는 것
식탁에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아침에 일어나 포옹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그날들
그것은 완벽한 아름다움
마치 천국 같아
일상을 천국으로 만들자
사랑은 바람 곳곳에 색을 입히는 것
부족한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랑이라는 천국
지금 잡은 손을 놓지 말자
감사할 따름이다. 결혼할 때 다짐하고 바랬던 그 꿈들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곳곳에 숨겨진 사소한 사랑들과 행복을 찾는 기쁨에 - B와 나는 이 세상에 지어진 천국에 살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부족한 나를 안아주고 때론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B가 나의 아내여서 나의 평생의 반려자여서 나는 정말 평생으로도 못 갚을 사랑을 지고 있다.
사랑할 따름이다. 더 많이 표현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가 섞이고 섞여서 하나의 마음으로, 내가 더 노력하려 한다. 내 안에 나도 어쩔 수 없는 나를 내려놓고 당신을 들여보내는 작업. 그게 사랑이고 아직은 신혼이라고 불리는 짧은 시간 같이 살았지만 10년 50년 더 많이 사랑할 날들이 있음을, 떠올리며 더없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사랑해. 고마워.
청첩장에 쓰인 대로 오늘의 사랑을, 오늘의 행복을 찾아서 같이 나누자. B와 함께 눈뜨는 매일 새로운 하루가 벅차고 신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