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인연 매칭 서비스

아스트랄 마이크로 단편선

by ASTR

대한민국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이 요상한 정책을 기어이 실현시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0퍼센트 출산율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에서도 “에라 모르겠다”한 것이 분명했다. 이쯤 되면 막나가자는거지.


여성가족부에서 연 3조를 들여서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전국민 인연 매칭 서비스’다. 풍문에 의하면 장관의 아들이 결혼을 못하고 있으니 잔소리를 해댔으나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어요. 어디서 만나요!”라는 대꾸가 돌아와서 다음날 실무진에게 방안을 마련해오라고 한게 화근이었다는.


아무튼 이 프로젝트는 혈세를 낭비한다는 여론과 상관없이 진행됐다. 차라리 결혼하고 얘를 낳는 사람에게 돈으로 지원해도 몇 백씩 받을 수 있다고 자극적인 육두문자를 섞어쓰는 여느 보수 유튜버들이 상위 랭크에 올라오곤 했다. 말이 많았던 그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 당시에 M군은 30세를 넘어가며 강제적으로 연애를 포기해야 했다. 지방에, 중소기업에 다니며, 키가 크지도 않고, 아직 차도 없으며, 모아둔 돈도 아직 2천 정도, 집은 월세다. 연애하면 돈을 못 모으고 차는 빚을 내야 하며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현실적인 문제들이 봉착하게 된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 차원에서 그는 그냥 포기하는 게 자신의 삶에 더 나은 결정이라고 합리화한다.


그러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본인도 이 프로젝트에 해당된다는 걸 알게 됐다. 만 24세에서 만 36세까지가 프로젝트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큰둥했다. 그런다고 사회의 부조리가 주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느 날 M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그에게 최적의 상대가 매칭 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녀의 간단한 신상을 담겨있었다. 자신의 거주지와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여성. 그런데 나이가 35살. 자신보다 한참 연상이다. M은 역시 엉망이네 3조를 다 어디다 쓴 거야 라고 중얼거리다 아랫줄을 읽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첫 만남 시, 데이트 비용 1십만 원 지원

-교제 성공 시, 축하금 1백만 원 지원

-결혼 성공 시, 결혼식 일체 비용 및 임대주택 우선 입주 자격 부여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연애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뿌리겠다는 거다. 뭐야, 이거. 돈을 이렇게 막 써도 되는거야? 라고 생각은 했지만 데이트 비용도 굳겠다 먼저 상대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상만 보고서는 알 수 없지. 인기 배우 D양도 35살이다. 만나보고 결정해보자. 나이는 나이일 뿐. 맘에 안 들면 지원금이나 반으로 나누자고 하자.


혹시 모르지. M은 내가 원래 누나 같은 스타일을 좀 좋아했었지, 나를 리드하는 스타일에 끌렸던 것 같아, 결혼하게 되면 혼수만 준비하면 되겠네, 아이는 하나만 잘 키우고 싶다, 라며 망상에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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