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 벗어나는 잠깐의 여유
아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Astronomy Picture of the Day 라는 웹사이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업데이트: 6월 16일이 마침, Astronomy Picture of the Day가 30주년되는 날이라고 한다). 이곳은 말 그대로 매일 새로운 천체사진들이 올라오는 웹사이트이다. 필자도 가끔 일이 따분하거나 진도가 잘 안 나갈 때 한 번씩 들여다보곤 한다. 퇴근길이나, 점심 후 커피 한잔을 하면서 그날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잠시나마 기분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6월 14일) 올라온 천체사진은 바로 이것이다.
설명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어느 강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라고 되어 있다. 은하수도 보이고, 유성우도 보인다. 오른쪽 아래 산등성 위로 금성이 밝게 빛나고 있다. 그 옆의 오른쪽에 보이는 푸른색 선들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남긴 자취이다. 그 밖에 희미하게 여기저기에 보이는 선들 역시 인공위성의 발자취들이다. 공존의 시대에서 얘기했듯이 이제 밤하늘의 주인은 더 이상 별, 행성, 은하들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제 밤하늘의 낭만이 사라졌다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밤하늘은 아름답다. 그리고 사실 낭만은 꼭 아름다운 밤하늘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이 기억에는 더 오래 남는 법이다.
아래 사진은 몇 년 전에 필자가 가족들과 버지니아의 섀넌도허 국립공원에 놀려갔을 때 와이프가 찍은 은하수 사진이다. 가지고 있던 갤럭시 휴대전화의 카메라의 감도를 조정하여 바닥에 놓고 한 30초 노출을 줬던 것 같은데 꽤 괜찮은 사진이 나왔다. 하지만, 이제 필자의 기억 속에는 사진 안의 멋진 은하수 보다, 밤에 산 능선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와이프, 아이들과 같이 보냈던 그 시간들이 더 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