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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어깨가 젖어간다

비 오는 날. 함께 걸었다.

by 진이

한쪽 어깨가 젖어가는 것은


아빠 옆에 꼭 붙어

그새 한 발짝 떨어져 손을 뻗어 내리는 빗방울을 잡으려 한다.

그만큼 더 낮게 내린 우산을 뻗어본다.


아빠! 옆에 꼭 붙어서~

아직 어린 아이라 허리춤에도 닿지 않아 한쪽 다리를 꼭 붙잡는다. 따뜻한 두 손이 전해온다.


비가 오던 날 데이트를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땐 굳이 우산 하나를 같이 쓰려던 것이 '살짝', 아주 '살짝', 이해되지 않았다.


우산 하나를 중심으로 서로의 한쪽 어깨가 젖어드는 것
더하고 덜한 것은 있었도 빗방울에 젖어든 만큼 서로의 온기에 젖어드는 날


이젠 내 어린 딸에게 내어준 그만큼, 젖어버린 한쪽 어깨를 보면서 알게 된다.


그게 사랑이라고


사랑한다
모두 모두 다 사랑한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80701141725_2_filter.jpeg 우산은 잘 말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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