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함께 걸었다.
한쪽 어깨가 젖어가는 것은
아빠 옆에 꼭 붙어
그새 한 발짝 떨어져 손을 뻗어 내리는 빗방울을 잡으려 한다.
그만큼 더 낮게 내린 우산을 뻗어본다.
아빠! 옆에 꼭 붙어서~
아직 어린 아이라 허리춤에도 닿지 않아 한쪽 다리를 꼭 붙잡는다. 따뜻한 두 손이 전해온다.
비가 오던 날 데이트를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땐 굳이 우산 하나를 같이 쓰려던 것이 '살짝', 아주 '살짝', 이해되지 않았다.
우산 하나를 중심으로 서로의 한쪽 어깨가 젖어드는 것
더하고 덜한 것은 있었도 빗방울에 젖어든 만큼 서로의 온기에 젖어드는 날
이젠 내 어린 딸에게 내어준 그만큼, 젖어버린 한쪽 어깨를 보면서 알게 된다.
그게 사랑이라고
사랑한다
모두 모두 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