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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 Aug 11. 2024

작전실패

이사 온 지 얼마 안돼서..

방은 물론 책상도 치우지 않는다.

벽지와 장판과 깔 맞춤한 하얀 책상이 보이지 않는다.

책은 바닥에 있고, 책장엔 음식물이 있고, 책상 위엔 섭취가 끝난 종이 상자와 비닐들의 잔재..


어리 딸들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다.


오늘 저녁은 할머니랑 같이 짜장면을 먹는다.

탕수육이냐 깐풍기냐 사이에서 옥신각신 후 오늘은 딸들의 요구에 또 굴복한다. 바닥에 놓을 큰 상을 들고 온다.

음식오기 전 서둘러 치운 빨래걸이, 침구들.

하얀 장판 위로 그림 그려져 있는 먼지와 머리카락을 돌돌이로 신속히 제거할 무렵


띵동


문이 열리고 아저씨가 가방을 내려놓으신다.


치워지지 않은 책상이 눈에 들어온다.

돌돌이를 움켜쥐고 들릴 수 있도록 소리를 낸다.


이사를 왔더니 짐 정리가~  와~



짜장면과 깐풍기 그리고 군만두까지 맛있게 먹으면서 문득 머리를 스쳐갔다.


쿠폰 사용 할게요


흠..  

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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