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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둘기..

맛있었어

by 진이
엄마.
비둘기 비둘기...


세상 맑은 목소리의 3~4 살 정도 아기가 다급히 엄마를 찾고 있다.


이 노오옴~

하고, 한번 표효하고 싶었다.


고맙게도 시선을 피해 주는 아이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알기에, 식판을 부여잡고 퇴식대로 황급히 빠져나간다.



일상을 벗어난 것들을 "여행"이라 하기도 한다.


낯선 풍경, 낯선 냄새, 낯선 사람들 ~

그 "낯선" 것들이 주는 설렘과 두려움.

처음 손을 잡아 주던 이성 친구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리 아이도, 인생이라는 긴 시간들도 모두, 어떤 일이 벌어질 것 만 같은 "여행"과 같다.


혼자서 노트북 가방 하나를 챙겨 기차역에 왔다. 나만을 위해 바삭한 마늘 조각이 들어간 햄버거 세트를 주문한다. 길게 늘어선 식탁에 낯선 이들과 나란히 앉는다. 소스가 흘러내리지 않게 포장을 풀고 다시 접고, 그러나 종이를 뜯어먹지 않게 조심하 크게 한 입 베어 문다.


조심한다고 했는데.. 그새 마늘 한 조각이 흘렀나 보다.


3초 안 돼서 괜찮아.


다시 또 한 입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 한 모금.


응...


또 나도 모르게 떨어진 마늘 한 조각, 얼른 입으로 넣는다.


구멍 났나?

버거 밑을 살펴보려는데...


구구 구구.. 엄마..

옆자리의 낯선 아기가 마늘 조각을 뿌린다. 지 먹기 싫어서, 섬세하게 골라낸다.


비둘기, 사람


그래 나는 아직 젊다. 버거를 한 입에 쑤셔 넣는다.

마침 기차도 정거장으로 들어올 것만 같다.


여행.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정말 가지가지 일어나는 낯선 경험들.


그런데 말이야.. 그 아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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