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아직 파티가 어울리는 날들

그래도.. 생일 축하는 좀 그렇지 않니?

by 진이

가끔은, 엉뚱하게,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바라보게 되는 날이 있다.


제사상이 차려지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일어섰다. 형광등을 끄고 촛불을 밝히며 옛 기억 들을 소환한다. 어른들은 그땐 그랬다며, 지금은 각자의 추억으로 달라진 이야기를 꺼낸다. 정신없이 노는 아이들은 조용히 하라는 어른들의 핀잔도 듣지 못한 채 또래의 아이들과 제잘 거린다.


한잔 올리겠습니다


항열에 따라 술을 받아 잔을 올린다.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에 여기가 돌아가신 누군가를 기억하며, 추모하기 위한, 제사를 지내는 공간임을 상기하게 된다. 새삼 잊고 있던 촛불의 은은한 흔들림이 저마다의 얼굴에 비춘다. 저마다의 사연에 살짝 빠져 있을 때...


생일. 축카. 함니다. 사랑하는 하라버지


저마다의 경험이기에..

촛불은 생일을 말하는 것이기에..

조그만 입술을 내밀며 훅훅 바람을 분다.

26개월의 삶은 파티가 어울린다.


둘째의 삶의 경험이 만든 조건반사에 잠깐 모두 웃을 수 있었다. 세상에 처음 온 날을 기억하며 축하하고, 세상에 마지막 남은 날을 기억하며 그리워하는 자리.


모두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이며 행위로 진행된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나는 나의 죽음을 경험하지 못하겠지. 경험은 과거의 것이지만 현재나 미래에만 존재하는 거니까. 일회성의 죽음 뒤에 나의 지난 온 삶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 나를 기억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추억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 어린 딸들이 조금 더 큰 어느 날, 결국 오고 말 그 어느 날이 오면, 삶의 일부로 자연스러운 경험이 되고 가끔은 그리움의 대상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니까, 결국 죽음도 살아있는 이들에게만 의미가 있다. 살아있는 삶. 죽어있는 삶이 아닌 살아있는 삶. 오늘도 그런 삶이 이어지도록 생각 하나를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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