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너에게

듣고있지? 사랑한다

by 진이
응. 그냥 아빠하고 부르면 꼭꼭 숨어라 처럼 나올 것 같았어

아빠가 오면 꼭 깨워 달라는 그 말이 안스러워서 전 같지 않게 급히 차를 몰았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고 싶었다.

아직은 어린 너이기에 더는 못 기다리고 잠들어 버리고 말았더구나.

깨워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흔들어 깨우고 싶었지만

미안한 마음에 머리만 쓰다듬어 주고 말았다.

엄마와 손을 잡고 어린이 집에서 돌아올때, 없는 줄 알면서도 "아빠"하고 불렀다고 하더구나.


엄마는 너에게 물었지.


"아빠는 회사에서 일하고 계셔서 집에 안계셔. 알고있지"


"응. 그냥 아빠하고 부르면 꼭꼭 숨어라 처럼 나올 것 같았어"


幼女 / 李明五 (유녀 / 이명오)


連歲南征信馬還(연세남정신마환)

長貧更不問辛酸(장빈갱불문신산)

家人杳杳應看月(가인묘묘응간월)

幼女憨憨與倚欄(유녀감감여의란)

補綻寒衣空尺寸(보탄한의공척촌)

抹塗雙頰解鉛丹(말도쌍협해연단)

正如絮襖行林裏(정여서오행림리)

梢棘句牽步步難(초극구견보보난)


어린 딸


해마다 남쪽에 머물다 말타고 돌아올때면

"오랜 가난에 고생 많았소?"라고 다시 묻지 못하겠지

집사람은 아련히 달을 보고 있고

어린 딸은 멋모른채 난간에 기대어 있겠지

헤진 겨울옷을 기우려 공연히 자를 재어보고

두 뺨에 붉은 분을 바르고 지우고 하겠지

솜옷을 입고서 숲속을 가는 것 처럼

나뭇가지,가시들이 갈고리 마냥 끌어당겨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구나


마음으로 받아들 일 수 있었다
가난과 힘겨운 시간을 같이 하는 안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어린 딸아이 생각에 어서 돌아가고만 싶다
또 어떤 말썽을 피우고 있을까?
엄마처럼 옷을 기운다 엄마처럼 화장을 해본다며 난장판을 만들 딸아이가 무척 그립다.
돌아가는 이 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더디며 걸리적 거리는 것들이 많은지
기분 탓 이겠지..


편하게 잠 들어 있었으면,,

하지만 깨어서 반겨줄 것을 바라는 은근한 바람이..


잠든 너에게 나도 모르게 고백을 하게 되는 구나.


듣고 있지?


너의 작은 손. 작은 발.

그리고 너의 작은 숨결 까지.

사랑한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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