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 아빠 옆에 있다

아니, 우리 딸 옆에 우리가 있는 거야

by 진이
우와. 내가 엄마 아빠 옆에 있다
아빠, 나, 엄마, 언니

기회가 되면 외동딸 놀이를 하는 둘째 딸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첫아이에게 쏠린 관심이 내심 불편했나 보다.

칫솔 순서를 이리저리 옮겨보더니 결국 엄마, 아빠 사이에 걸어 두었다.

뭐라 표현하진 못했도 작은 것 하나에 드러나는 어린 마음이 짠~ 하다.



아빠도 처음 해보는 학부형이란다.

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몰라서 매번 엄마에게 물어보기만 하는 거 알지?

학부형이라니...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이를 닦고, 세수하는 일이 얼마나 조마조마한 일들인지 알겠어.

그동안 모르는 것처럼 지나갔던 육아의 아침은 10분, 5분을 먼저 맞춰둔 알람처럼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이라는 걸 말이야.


한 손엔 언니 손이, 다른 한 손은 우리 작은 딸 손을 잡고 걸어 나오지.

비가 오는 오늘 아침은 어린이집부터 갔다가 언니 학교 앞으로 갔어.

교실까지 같이 가던 3일을 지나고 처음으로 학교 건물 앞에서 손을 흔들며 보냈어.

아직 무서운지 뒤를 보는 언니 얼굴을 보며 힘내라고 손을 흔들었어.

그렇게 언니가 계단을 오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마음속으로 같이 교실까지 걸어갔다 나왔단다.

우산은 잊지 않고 잘 가져오겠지?


아이코. 또 잔뜩 언니 이야기만 했구나.

이렇게 우리 작은 딸 생각 많이 하구 있는데..

오늘은 좀 더 일찍 갈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있다 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준비 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