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이 좋아하는 성격유형검사

내부 워크숍을 한 후 느낀점

by freesunny

질문에 답변을 했을 뿐인데, 내 성격이 나온다고?

성격유형 검사를 하면 늘 의구심이 뭉글뭉글 솟아나고, 워크숍을 하고나면 더욱 큰 의구심이 든다

단순한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변을 받아, 그것으로 그 사람을 규정하거나 정의내리는 것이 가능할까?

텍스트로 적힌 질문을 해석하는 각자의 입장과 상황, 이유는 제각각일 텐데 말이다.


"당신은 빠른 결정이 중요합니까, 정확한 결정이 중요합니까?"

둘다 중요하고,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경중이 달라질 텐데. 어떻게 답을 하지? 어쨌든 답을 생각해 보았다. 대단히 중요한 결정일수록 시간적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내에 최대한 '정확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보다하고 빠른결정에 체크를 했다.

하지만 답을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서 완전 다른 답변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내에서 결정을 한다면(완벽히 시간에 대한 변수는 없다는 가정하에서는) 시간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답이 완전히 바뀔수 있는 질문이었고,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는게 나로서는 정말 피곤한 일이었고 힘들기만 했다.


질문은 단순하지만, 답변은 복잡하기만 했다

단순한 질문에 단순한 대답이 나오면 좋겠지만, 나처럼 여러상황에 따라 고려해야할 것들을 고려해가면서 판단하고 결정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럴경우에는 A이고, 저런경우에는 B이면 뭐라고 체크해야하나요? 라는 질문을 계속 하게 되는데... 하지만,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는데, 아직까진 아무에게도 답을 받진 못했다.

그래서 답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상황설정을 '업무'를 할 때의 나, '부하'들을 상대할 때의 나로 두고 답을 했다.


워크숍 당일. 팀 전원(15명)이 모여 3시간 가량의 시간을 함께했다.

진행자는 상당히 이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고, 열심히 워크숍을 준비한 것 같았다.

팀원들의 개별 성향을 분석하고,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나랑 젤 안맞는 사람이,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객관적이라고 볼수 없는 "평가"가(다재다능, 열정적 등) 나올때면 내 신뢰도는 뚝뚝 떨어지곤 했다. 무엇보다 나와 함께하고 있는 직원, 동료들에 대한 결과치 이므로 평소 그들의 행동과 말, 일하는 속도와 방식에 대한 경험치가 쌓인 상황에서 진행자가 하는 말은 내 기준엔 그저 생뚱 맞은 이야기들이었다.

심지어 나랑 정말 안 맞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한사람이 있는데, 결과값으로는 나랑 가장 이야기가 통할 사람이 그 직원이라고 하는 순간, 이것이 몰카가 아니라면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질문이 이거냐 저거냐라는 이분법적인 구조속에서 보다 선호되는 것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답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긴 오류일 것이다. 한 사람의 사고체계란 것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한가지를 딱 정하기 보다는 균형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많을 것이므로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오류가 많아질 것이다.


또 한 사람의 전체적인 에너지 속에서 그 사람이 선호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결과로 누구의 열정이 높고 누구의 열정이 낮다는 평가는 결코 옳지 않다. 열정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자제하며 겸손하다면 결과값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총에너지의 값 안에서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인데, 그 상대적인 값들을 가지고 여러사람을 놓고 비교를 하는것은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내가 직접 요청하는 것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는 아이러니.

일하는 방식, 선호하는 방식을 서로 알고자 하는 점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태도임에 틀림없다.

팀장인 내가 "질문이나 요청에 빨리 응답해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팀원들에게 하는 것 보다

이런 워크숍을 통해서 진행자가 "팀장님의 검사결과 에너지가 높은 편이다. 빨리 움직이는 분이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팀장님의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하는게 필요하다" 고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듯 하다. 참 아이러니 하다. MZ들은 리더들이 "그것을 원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면서, 저 사람은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은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팀장인 내가 원하는 선호는 빠른 응답이라는데, 그건 아마 99% 이상의 리더들이 원하는 것일거다

내 결과값에 특별함이 있는게 아니다. 천천히 답해줘~, 최대한 늦게해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리더가 될 수가 없다.


나는 나를 규정하는 것보단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또 다른 내 특성으로 진행자가 짚은 것은 "오탈자, 문법"등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

나는 그저 문서작성력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할 때 작성하는 문서, 이메일, 공문 등에 오탈자나 맞춤법에 틀린 단어 등을 쓴다면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내용은 그 다음 문제이지 않은가?

오탈자를 보고도, 틀린 맞춤법을 보고도 쿨하게 결재 버튼을 눌러야 덜 예민한 사람인 것일까? 중간관리자로써 내가 그냥 못 본 척또는 진짜 못봐서 결재를 눌렀을때, 상급자가 발견하고 반려하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넘어갈지 말지를 매번 고민하는 마음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처음엔 이런 시간이 상대방을 알아간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상대방을 알아가려면 그 상대와 진지하고 깊이있는 대화. 그러한 이유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너는 이런사람이야 저런사람이야로 규정하는것이 내게는 나를 가두는 감옥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상사인 나는, 오늘도 고민하고 내일도 고민할 것이다.

고민이 깊어지고 커져갈 수록 이해 받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는 것 같다.

이전 05화엄마의 라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