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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Jan 12. 2023

직장에서 일이 없을 때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사진 출처 : Unsplash


작년 9월부터 회사에서 하는 일이 별로 없어졌다. 기획자임에도 불구하고 바쁘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출근해서 핸드폰만 보다가 퇴근하는 날이 더 많아졌고, 일이 생겼을 땐 단순 문구 수정건이 대부분이었다. 이전 기획자들이 써놓은 문서들을 보면서 현재까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 프로세스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 문서마저 다 보고 나니 할 일이 정말로 없어졌다. 일은 바빠야 한다는 내 마인드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일이 없는 시간 동안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건너편에서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는 개발자들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내가 개발하던 시절도 생각이 나고, 나도 저렇게 바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 이때부터 개발자로 다시 돌아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시작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배운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운영 프로젝트에 투입되고서 일을 진행할 때마다 혼도 많이 나고 생전 처음 보는 고객의 갑질도 겪어 봤다. 그러면서 성장했다. 기획자는 설계, 기획 단계가 마무리되면 디자이너, 퍼블리셔, 개발자,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맡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부족했던 부분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이 배우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뿐 일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일이 없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컸는지 온갖 스트레스성 질병은 달고 살았고, 하루빨리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철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일이 없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짧지도 길지도 않은 사회생활을 했는데, 이 부분은 늘 고민거리인 것 같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이대로 가다가 물경력이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클 것이다. 나 역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불안해서 집에 와서 스토리 보드도 그려보고 기획에 관련된 도서도 읽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채워지지 않은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오늘도 나는 퇴근 후 기획과 일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안정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개발 기초지식 도서도 읽고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개발 공부도 시작했다. 자기 계발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 삶. 언제까지 지속될까? 단순하게는 이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길게는 사회생활이 끝날 때가 아닐까?


마음 한편의 불안함은 언제쯤 누그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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