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건 자존감이 아니었어

by 안기자

(지금 돌아보니) 이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자존감'이 엄청난 이슈였어요. 최근에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이 '자존감'보다는 '자기효능감'을 강조하더라고요. 자존감은 참 지겨운 이슈예요... 그리고, 좀 잘못 인식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이지, '내가 짱이야'가 아닌데, 한국 사회에서는 후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자기효능감'은 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라고 해요. 어렵게 느껴지지만, 자기 혼자 있을 때 요리 실력과 관계없이 정성껏 요리를 해서 좋은 그릇에 담아 먹는게 곧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데 아주 좋다고 하네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 자존감은 나만 최고인게 아니라 내가 소중하기에 상대방도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017.7.13)

시중에 널린 심리학 책은 읽을 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곧 머릿속은 어지러워 지더라고요. 이 사람은 이렇게 말했는데, 이 사람은 다르게 얘기하네. 뭐가 맞는거지?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자기를 존중하는 ‘자존감’입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늘 실수한 부분과 부족한 면에 집중하던 제게 필요한 말이라 생각했어요.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이들에게 단호할 수 있는 것도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는 게 좋은 조언이라 느꼈습니다.

언니 머리 왜 쪼개졌져여...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습니다. 함부로 대한다는 것의 ‘범위’도 건강한 자존감이 정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에게 조금만 잘못해도(사실 잘못이 아니라 실수였을 때에도) ‘지금 나에게 뭘 한거지? 단호해야 하는 순간일까?’ 하고 오류를 범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어떤 취급을 하든 당당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자존감과 방어기제는 원래 맞닿아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 반대에 있는 심리일까요.

쿠오오와아아아아앙아

내가 지금 떠오른 생각이 자존감에 비롯된 것일까, 방어심리에 비롯된 것일까 헷갈릴 때에는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면 좋을 까요. 잠시 고민해 본 내용은 이렇습니다. (의견 있으신 분들은 대환영입니다.)


1. 화가 난다면 화를 내는 목적은 내 감정을 알리기 위해서인가,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위해서인가?

2.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게 확실한가? 이후를 감당할 수 있나?

3.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 또는 하려는 행동은 ‘나’를 위한 것인가, ‘우리’를 위한 것인가?

4. (저는 기독교라서 해당됩니다) 내가 이런 말, 또는 행동을 했을 때 하나님은 흡족해 하실까?

자존감은 또 자기합리화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실수를 해놓고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고 하면 곤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다독인 후, ‘다음엔 실수 하지 말자 또는 꼭 고치기로 하자’고 다짐한다면 이게 바로 자존감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닐까 싶네요.

어제 아주 우연히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게 됐습니다. 엄마는 딱 1살이 된 저를 안고 있었습니다. 당시 지금의 저보다 어렸던 엄마는 저를 잘 키워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셨을 것 같더군요. 제 인생 하나 견디기도 버거워 징징대던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 대한 책임감도 다시금 들었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반드시 행복해져야겠다.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선배가 제게 물어봤습니다.

“ 너는 스트레스 어떻게 풀어?”

“헬스장 가고요, 팟캐스트로 컬투쇼 들어요. 이정도밖에 없어요.”

사실 저는 이렇게 글로 풀어낼 때가 제일 마음이 편합니다. 이렇게 자존감도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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