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다가왔고 동생이랑 용돈을 얼마 할 건지 의논했습니다. 말이 좋아 의논이지 '진짜 이정도만 해도 되겠느냐'에 대한 변명 만들기였습니다.
마음이야 몇십만원씩 하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아쉬운 금액을 정해야 했습니다.
아빠는 '정말 이것만 넣었니...?' 라고 했습니다. 농담인걸 알지만 화가 남..후..
그런데 엄마가 동생과 저에게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동생과 저는 동시에 '이런걸 왜 줘!' 라며 안받으려고 했습니다. 안받는다고 한 이유는 '어버이날 얼마를 해야 하나'라고 머리를 굴렸던 게 부끄럽고 미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픽사베이
너희는 부모 마음을 다 알 수가 없다
엄마는 가끔 '너희는 부모 마음을 다 알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좀 이상한 점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냥 서울 중위권 대학을 졸업했을 뿐인데, 해외에서 대학을 나온 애들, 연고대 나온 애들, 그 외 각종 유학 및 부모가 뭐뭐를 했고 암튼 그런 동료들 천지였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학력을 지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굳이 말을 잘 안하는 것으로 추정. 제가 이걸 엄마한테 얘기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엄마는 저에게 '00아 늘 자신감을 갖고 살아'라고 말했습니다. 혹시나 제가 기죽지는 않을까 내내 염려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죽기는 커녕 얼마 전 성격 테스트에서 자신감 100점이 나왔습니다....중간이 없는 성격..
봉투를 주며 엄마는 '너희 어렸을 때 어린이날에 잘 못해준 것 같다'고 했습니다.
돌아보면 딱히 부족한 점이 없었던 유년시절이었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늘 체력의 한계를 넘으면서 성실하게 일해온 부모님 덕분이라는 걸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는 늘 제 생각 이상의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늘 너무 '효도 하고 말거야!!!!' 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대신 매 순간 즐겁게 살도록 노력하는게 최선 같습니다. 그래야 부모에게도 잘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