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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결혼예찬 01화

프롤로그

결혼의 두 얼굴

by 아타마리에

결혼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한 팀이 되어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사랑이 결혼의 출발점이라면, 시스템은 그 사랑을 지속 가능하게 하며 인생의 방향성을 조절하는 구조입니다. 결혼은 결국 둘이 함께 꾸려가는 팀 프로젝트와 같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습관, 가치관을 지닌 두 사람이 “우리는 어떤 목표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합의하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시스템은 둘 다 필요합니다. 둘은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보완적이거든요. 부부 사이에 해가 지나도 사랑이라는 따스한 감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시스템은 그와 별개로 효율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각자의 방향과 가치관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때, 사랑은 마찰을 무마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부부의 감정이 잠시 흔들릴 때도 함께 세워온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가정이라는 구조는 둘을 단단하게 잡아줍니다. 그래서 결혼의 시작과 함께 이 둘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어떻게 감정을 지켜낼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시스템을 지속시킬 것인지. 그 두 노력은 결국 서로를 지탱할 테니까요.

결혼은 그 두 축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찾아가는 일입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자축하는 마음으로 이 브런치 북을 써보려 합니다. 결혼이라는 감정과 시스템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14년 차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요. 때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쏟은 노력들, 그리고 원활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함께 감당해야 했던 과정들에 대하여.


살아보니, 결혼은 참 흥미로운 구조더군요.

감정과 이성의 균형이 절묘하게 필요한, 살아 숨 쉬는 구조 말입니다. 둘의 노력이 함께 지속될 때에만

결혼은 비로소 ‘우리’라는 이름으로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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