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관제사를 넘어선 리얼관제사를 흉내 낼 수 있습니다
심화편에서는 <관제사 따라잡기 초급편>에서 배운 어구와 단어를 가지고 와서, 실제 사례와 함께 관제 용어를 문장 단위로 소개한다. 사례는 주로 관제탑에서 하는 관제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실제 교신은 liveatc(링크)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들어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관제교신은 보안 문제로 아쉽게도 liveatc 청취가 불가하다. 아래의 사례는 실제 관제교신과 비슷하게 구성했다.
[간단 예시]
Pilot : Tower, DAL26.
타워, 델타26.
ATC : DAL26, Tower, Go ahead.
델타26, 타워. 말씀하십시오.
Pilot : 10 miles on final runway 33 Right, DAL26.
활주로 33R으로부터 10마일 거리에 있습니다, 델타26.
ATC : DAL26, wind calm, runway 33 Right, Cleared to land.
델타26, 바람은 잔잔합니다. 활주로 33R으로의 착륙을 허가합니다.
ATC : DAL26, cancel landing... Disregard.
델타26, 착륙 취소... 무시하십시오.
Pilot : Confirm cleared to land runway 33 Right?
활주로 33R 착륙해도 되나요?
ATC : DAL26, Affirm. After take off, correction, after landing, contact 121.75.
델타26, 네. 이륙.. 수정합니다, 착륙 후에는 주파수 121.75와 교신하십시오.
Affirm or Affirmative : '예.'라는 뜻. Yes와 같다.
Cancel : '취소합니다.'라는 뜻. 이전에 허가한 사항을 취소할 때 사용한다.
Cleared : '허가합니다.'라는 뜻. 어떠한 사항에 대해 허가할 때 사용한다.
Confirm : '~이 맞습니까?' 또는 '~한 메시지를 제대로 수신했습니까?'의 뜻.
Contact : '~와 교신하십시오.'의 뜻.
Correction : '잘못 말했습니다, 수정합니다.'의 뜻.
Disregard : '무시하십시오.'의 뜻. 이전에 송신한 내용을 없던 걸로 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Go ahead : '말씀하십시오.'의 뜻. 나를 호출한 상대방에게 하는 말이다.
[간단 예시]
ATC : KAL906, Apron, Report ready to taxi.
코리안에어906, 에이프런. 이동 준비가 완료되면 보고해주십시오.
Pilot : Roger, we are ready. Request taxi, KAL906.
알겠습니다, 준비되었습니다. 이동을 요청합니다. 코리안에어906.
ATC : KAL906, taxi to gate 247 via RomeoCharlie.
코리안에어906, 유도로 RC를 경유하여 게이트 247번까지 이동하십시오.
Pilot : Taxi to gate 247, KAL906.
247번 게이트까지 이동하겠습니다, 코리안에어906.
ATC : KAL906, readback. 247 via RomeoCharlie.
코리안에어906, 복창하십시오. RC를 경유하여 247번입니다.
Pilot : Confirm RomeoBravo?
RB유도로 입니까?
ATC : Negative. I say again, taxi to gate 247 via RomoeCharlie. Monitor 121.8
아니오. 한 번 더 말하겠습니다, RC유도로를 경유하여 게이트 247번까지 이동하십시오. 주파수 121.8을 경청하십시오.
Pilot : Taxi to gate 247 via RomeoCharlie, and monitor 121.8, KAL906.
RC를 경유해서 247번까지 이동하고, 121.8 경청하겠습니다. 코리안에어906.
I say again : '다시 말하겠습니다.'의 뜻. 했던 말을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Monitor : '~를 경청하십시오.'의 뜻. 해당 주파수에게 발신하지 않고 말을 걸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Negative : '아니오.'의 뜻. No와 같다.
Read back : '반복하여 말씀하십시오.'의 뜻. 관제 지시를 정확히 수신했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Report : '보고해주십시오.'의 뜻. 어떠한 정보에 대해 요청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Request : '요청합니다.'의 뜻. 조종사가 원하는 어떠한 사항을 요청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Roger : '알겠습니다.'의 뜻. 방금 말한 내용을 모두 수신하고 이해했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간단 예시]
Pilot : Delivery, AAR703, Request runway 34 for departure.
딜리버리, 아시아나703입니다. 출발 활주로로 34 사용을 요청합니다.
ATC : AAR703, Delivery, Say again?
아시아나703, 딜리버리입니다. 다시 말씀해주세요.
Pilot : Request runway 34 for departure, AAR703.
출발 활주로로 34 사용을 요청합니다, 아시아나703.
ATC : AAR703, Standby.
아시아나703, 잠시 대기하십시오.
Pilot : Standing by, AAR703.
대기하겠습니다, 아시아나703.
ATC : AAR703, runway 34 unable for departure due to landing traffic. And advise, your radio is week. Check your mike and speak slower.
아시아나703, 착륙 항공기 때문에 활주로 34로의 출발이 불가능합니다. 수신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마이크 송신 상태를 확인해주시고 천천히 말씀해주십시오.
Pilot : Roger. Wilco, AAR703.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시아나703.
Say again : ‘다시 말씀해주십시오.’의 뜻.
Speak slower : ‘천천히 말해주십시오.’의 뜻.
Standby : ‘잠시만요, 대기하십시오.’의 뜻. 이유가 있어서 허가를 미루고 잠시 대기하라고 전할 때 사용한다. 대기의 이유가 해소되면 다시 부른다.
Unable : ‘불가능합니다.’의 뜻. 요청사항을 거절할 때 사용한다.
Wilco : ‘그렇게 하겠습니다.’의 뜻. 굳이 리드백해도 되지 않는 내용에 대해 응답할 때 사용한다.
항공교통학을 전공하게 되면 실습 전 이런 스크립트를 통째로 외운 후 시뮬레이터 실습 때 활용한다. 아쉬운 점은 스크립트가 그저 평범한 내용만 다루고 있어 복행(Go around)이나 주기장 복귀(Gate return)등 비정상상황 관제는 미리 해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최근에 인천공항에서는 자동으로 점등되는 유도로 중심선등(taxiway center line light)의 색인 초록등을 따라가라(Follow the greens)라는 지시를 출도착 항공기에게 많이 주고 있는데 학부에서는 이런 최신 상황을 반영한 관제를 하기가 어렵다는 게 또 아쉽다.
진짜 시뮬레이터실에서 했던 실습시간에도, 교수님께서 '사용활주로도 바꿔보고, 악기상 상황에서의 관제도 해봐라'라고 말씀하셨지만 학생들은 직접 겪어본 바가 없고 또 그에 따른 스크립트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굴려서 해보기는 어렵다. 스크립트에서 더 나아간 관제를 해보고 싶다면 관제사로 종사하는 선배의 도움을 받거나 liveatc를 꾸준히 청취해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음, 그냥 관제사가 되는 게 제일 빠를지도ㅎㅎ(!)
글을 읽어본 후 관제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적성시험 등 평가를 거쳐 후보생을 선발하고 관제관이 되도록 돕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자격증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관제사를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 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한참 돌아 어렵게 어렵게 관제사가 되어야 한다.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1)항공교통관제교육기관으로 지정된 대학교(한국항공대학교, 한서대학교 두 곳)에서 항공교통학을 전공하여 교육기관 이수 후 졸업, (2)항공기술훈련원이라는 민항공 교육기관에서 약 5개월간 교육 이수, (3)공군 항공교통관제 장교/부사관으로 선발.. 등 과정이 있다. 뭐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판단할 수 없으니 본인에게 가장 쉽고 적절할 것 같은 방식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교통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인원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관제사가 평생의 꿈이었을 학생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