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요삐요~
가을이긴 한가보다. 입추도 처서도 지나고 나니 밤에는 제법 쌀쌀해서, 선풍기를 틀면 춥고 안 틀자니 덥다. 말이 살찌고 하늘이 높아지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깥으로 나들이를 나온다. 오랜만에 간 공원에는 비눗방울, 연, 드론 같은 걸 손에 든 친구들이 방방 거리며 뛰어다닌다.
하늘이 높고 날이 좋으니 나 같아도 드론을 띄워 멋진 바다와 섬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질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영종도 공항 근처에서 드론이 자꾸 탐지된다. 드론이 공항 5km 반경 내 등장하면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이륙을 못 한다. 내릴 수도 없다. 활주로까지 열심히 달려가다가, 또는 인천공항에 막 내리려다가 관제기관에게 '드론이 탐지되어, 이착륙 지연이 예상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얼마나 지연될지 하느님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관제사는 비행기를 보내지 못하고 관할권에 데리고 있어야 한다.
특히 주말에 고요한 관제탑은 드론 덕분에 가끔 비상이 걸린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또는 무슨무슨 영상을 촬영한다며 공항 근처 관제권(수평으로는 공항 반경 *5NM(해리) - 약 9.2km, 수직으로는 지표면부터 3,000ft - 약 910m)에서 드론이나 연을 날리곤 하는데, 이게 얼마 전 공항에 설치한 드론 탐지 시스템에 죄다 걸려 경보가 울린다. 관제권 안에서 날리는 것도 물론 위험하지만, 특히 공항 반경 5km 내에서 드론이나 연을 날리면 비행기 이착륙이 아예 올스톱되어버리니 조심하는 게 좋다.
실제로 드론이 얼마나 그곳에 떠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관제탑에서는 얼마나 비행기 이착륙이 지연될지 항공기에게 설명해줄 수가 없다. 일단 드론이 탐지되면, 지금까지는 한 20-30분 만에 사건이 해결되곤 했다. 교통이 적어서 망정이지 쉴 틈 없이 바쁠 때 자꾸 드론이 나타나면 참 골치 아플 것 같다. 그래서 관제권 내 드론이 탐지되면 경찰관이나 공항지구대가 현장으로 출동해서 현행범(?)을 검거(?)한다.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할 수 있으니, 공항 근처에서는 조종을 삼가 주시길.
국토교통부가 개발한 앱인 'Ready to fly'는 드론 사용자를 위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관제권이나 비행금지구역 등 공역상황이나 날씨, 드론을 띄우려고 하는 지역의 소관기관 연락처 등을 안내하고 있다니까 드론을 띄우는 사람이라면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앱인 것 같다.
조만간 앱을 다운로드하고 조종하러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