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콰이펑 주방에서
2009.12.10. 란콰이펑
헬퍼가 그만둬서 성미의 점심장사를 함께 하기로했어.
느긋한 아침과 느긋한 하루를 보냈어..
오전에 헬퍼 알린의 짐꾸리는 소리에 잠을깨서
집에서 챙겨간 가이드책을 눈으로만 봤어..
신간한건.. 그간 다녀온 행적? 덕인지..
전철명, 지역명등이 낯설음과 함께 익숙해져있었어
낯설음이 익숙해진다는건 그게 익숙해졌다는건가...
아침의 여유를 잠시 즐긴후에
성미와 함께 점심장사에 필요한것들을 장을보고, 가게문을 열고, 준비하고..
몇개월만의 일이란것을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한낮의 란콰이펑은 직장인들이 오가는 길몫인듯해. 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하고있어.
홍콩의 야경과 아침의 대조적 모습을 담아있는곳중 하나같아.
쓱쓱 움직이는 성미의 빠른움직임에 비해, 난 알지? 얘기를 안해도..
먹는정사의 기본은 빠른움직임이 기본인것 같애.
어떻게 시간이 지나간지 모를정도였어..
훅 지나간 사람뒤로 텅빈 공간을 맞이하는 이 느낌이 뭐라고 해야할까..
회사에서 긴급한 보고을 마치고.. 한시름 놓았던..그때의 느낌과는 또다른 기분이었어..
나에겐 색다른 경험이였지.
틈틈이 여행을 하고 돌아와 살짝살짝 돕기는 했으나.
오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함께한건 처음이였거든..
성미의 얼굴이 마냥 평안해 보이지 많은 않은게 마음에 걸렸어.. 그게 다 그런가봐...
잘되면..잘된데로.. 안되면..안된데로..걱정하는..
부쩍 커보이는 성미의 깊이가 느껴지기도 했어..
성미와 페리 선착장에 앉아서 센트럴의 화려한 불빛도 보고..
성미의 야무진 꿈도 보고, 성미가 가지고 있는 꿈이
저앞에 흔들리는 불빛만큼이나 열정으로 가득 꿈틀거리고 있음을 다시 느꼈어..
하지만 말야,
나에겐 아직 이불빛들이 마음으로 담아지지는 않네.. 아직 좀더 눈으로만 담고 싶으건가봐
일상으로 들어가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된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