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조심할 게 많아

by 지오 그레고리오

어릴 때도 그랬지만 학창 시절에는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았고 심지어 교칙으로

정해진 것도 많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그런 것들이 없어지거나 최소한 줄어들기라도 할 줄 알았다.

성인이 되면서 금기시해야 할 것이 줄어들기는 했다.

술을 먹거나 머리를 기르거나 무엇을 하거나 학창 시절 보다는 자유가 더 생기긴 했다.

그런데 장년이 지나 중년이 되면서 다시 조심해야 할 게 더 많아진 것 같다.

가령 옷을 입는 데도 그렇다.

청년이었을 때나 청춘이었을 때는 대충 입어도 태가 나고 멋이라고 우길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억지가 먹히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중년이 되면 옷을 입는 데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어울리지 않게 입거나 지저분하게

입으면 사람의 몰골이 더욱 좋지 않은 모양이 되어 자신의 격까지 낮아지게 된다.

말씨도 그렇다. 또한 행동거지도 그러하다.

이제는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욕먹기에 십상이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물론

중년 전체를 욕 먹이는 것이 된다.

그러니 행동 하나 움직임 하나에도 조심해야 한다.

어디 그뿐이랴.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을까 조심해야 하고 어깨에 비듬이라도 떨어졌을까 봐 조심해야 한다.

또 전철에서 손 하나 팔 동작 하나도 조심해야 한다. 혹시나 치한으로 의심받지 않을까 봐.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볼 때도 조심한다,

나이가 들면 행동이나 태도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조심해야 할 것들이 더 많으니 나이가 든 보람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그러니 어디를 가나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리고 농담 같지만, 아저씨가 되면 젊은 아가씨를 볼 때 꼭 흘겨보게 된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모습이 있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그것조차 조심하게 되었다.

그냥 똑바로 한번 보고 말든가, 아니면 아예 볼 생각을 않게 되었다.

괜히 흘깃거리는 모습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

어째 나이가 들어 조심해야 할 게 더 많은지 모르겠다.

내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닌지, 내 모습이 혐오스럽지 않은지,

또 예의 없고 무식하고 천박한 모습으로 보이는 건 아닌지

모든 게 조심스럽고 조심스럽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가기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막 살고 싶지는 않으니 이 또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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