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서녘하늘 어디 쯤 떠 있는 나이가 되어 무언가 원대하거나 거대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발걸음은 아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나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열심히 살면 결과물은 과연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은 했지만 흔히 얘기하는 성과가 신통치 않다.
내가 이룬 것이 사실은 너무 보잘 것 없어 보였다.
경제적으로, 사회적 지위 또는 명예 등을 고려해볼 때
나의 성과는 미미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무엇을 그리 열심히 살았다고 젊은 날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바보처럼 회사에만 열심히 다녀놓고는 그것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다른 뻘짓 안하고 그냥 회사에 개근했으니까 열심히 살았다고 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회사일도 남들보다 월등히 잘했는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그냥 욕 먹지 않을 만큼만 해온 것 아닌 지.
그렇게 살았으면서 열심히 살았다고 착각하는 건
그냥 회사와 집을 왔다갔다 하면서 마음만 바빴던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회사 일을 핑계로 그외의 다른 일들을 할 엄두도 못냈으니까.
회사일 하느라 피곤하고 그래서 다른 것을 할 겨를이 없었다고 핑계를 대며
나는 그것을 열심히 산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는 지 모른다.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렇게 살지 않아서
지금 내가 이룬 것은 없어도 그래도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든다.
정말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살았는데도 지금처럼 이런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억울한 심정이 들겠는가.
차라리 열심히 살지 않았지만 지금 이 정도로 내가 사는 것이 어디냐?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젊은 날 몸이 상할 정도로 열심히
살지 않기를 잘한 일이다.
남들이 소고기 먹을 때 나는 돼지고기 조금만 먹어도 된다.
좀 덜 먹어도 되고 좋은 거 먹지 않아도 억울하지 않다.
어차피 사람의 목숨이라는 거 허상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냥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싶다.
열심히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내가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됐다.
열심히 살아도 별 것 없는게 우리들의 삶인 것 같다.
돈이 많은 부자는 걱정도 없고 아프지도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사람이 살면서 겪어야할 것들은 가 겪어야 하고
거쳐야할 단계는 다 거치게 되어 있다.
열심히 안살았어도 상관없다.
지금 건강하면 그것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