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주말 아침 글쓰기

모두가 평화로운 이 시간

by 아토

고요한 아침이 좋다.

주말마다 혼자 가지는 이 고요한 아침 시간이 좋다. 이런 날은 따로 알람을 맞춰두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떠진다. 눈을 떠보면 매번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일 알람 시간과 비슷하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남편은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서 나 홀로 이 조용한 아침 시간을 온전히 즐긴다.


남편이 깰까 조심 스래 침대를 빠져나와 폰을 챙겨 거실로 나온다. 암막 커튼이 쳐져있는 살짝 어두운 거실에 스탠드 조명을 켠다. 주황색 조명이 켜지며 거실은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우리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인 소파에 앉는다. 아침에는 조금 쌀쌀하기에 소파용 전기방석과 공기를 훈훈하게 해 줄 전기 히터를 켠다.


몸도 따뜻하고 분위기도 따뜻한 이 공간에서 나의 글쓰기는 시작된다. 남편이 글쓰기에 쓰라고 대여해준 아이패드를 다리 위에 올리고 편하게 앉아 타자를 친다. 유독 이 시간에는 생각 정리가 잘되는 것 같다. 한낮의 분주함도 없고, 저녁의 노곤함도 없다. 막 자다 깬 정신이지만 어느 때보다 맑고 상쾌하다.




평일에는 출근 준비하느라 바빠서 아침의 고요함을 즐길 여유가 없다. 제한시간 1시간 이내에 모든 것을 마치고 직장으로 출발해야 한다. 바쁘게 출근을 마치면 그때부터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일을 한다. 어쩜 매일 부지런히 일을 하는데 매일 할 일이 그렇게나 많은지.


직장인으로서 평일의 분주함을 알기에 주말마다 찾아오는 고요한 이 시간이 너무나도 달콤하고 안락하다. 고요한 아침을 매일 맞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평일에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시간을 활용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평일에는 단 10분도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기가 힘들다. 모든 직장인 또는 학생들은 공감하겠지..


아마도 이건 마음의 문제일듯하다. 평소에는 일어나면 출근해야 하고 그때부터는 쉴 틈 없이 일을 해야 하기에 단 몇 분이라도 더 자고 싶다. 그러나 주말에는 피곤하면 쉴 수 있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잔뜩 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까 아침에 다소 피곤하더라도 일찍 눈이 떠지는 것 같다. 마치 여행을 앞두고 두근거려서 아침 일찍 눈이 떠지는 것처럼.


이 여행 같은 시간. 스스로의 마음속을 더욱 깊이 세밀하게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이다. 요즘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난 한주의 삶은 어땠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글로 적으니까 약간 거창해 보이는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냉장고에 뭐가 들었더라. 뭐가 부족하지. 다음 주 아침은 뭘 먹지. 빵은 질렸으니까 주먹밥을 주문해볼까. 고요한 아침 시간에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무엇이든지 간에 찬찬히 생각을 정리하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를 계획하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 일상의 휴식이고, 머릿속의 쉼이기도 하다. 남편은 잠으로 휴식을 취하고, 나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휴식을 취하는, 우리 집 모두가 평화로운 주말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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