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꽃이 나를 위해 피는 것이 아닐텐데
외간 남자 눈길에 설레는 주책처럼
피기도 전에 미리 흥건한, 마음
저 꽃이 나를 떠나 지는 것이 아닐텐데
오랜님 보내며 서럽게 우는 아낙처럼
떨어진 꽃잎 밟기도 저어하는, 마음
봄이 뭐라고 흔들리고 난리
나이는 먹는데 왜 소녀같고 지랄
조심해라, 오늘도 가계부를 써야한다
정신차려, 화장실을 청소하고 된장찌개를 끓여야한다
설거지 앞에 고무장갑을 휘저으며 혼자 되뇌인다
봄 조심!
꽃 조심!
에세이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가족, 나이듦, 복지에 대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