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지 마... 혼자서는 미치도록 외롭고 두려운 관계중독
관계 중독이란?
자신에게 해가 되는 관계라고 하더라도
상대방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사랑에 대한 감정이나 행동을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상태로,
사람이나 관계에 집착하게 되어 자신이 도저히 조절하거나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
(Martin, 1990).
'나'가 아닌 '너'에게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
친밀한 누군가가 없으면 너무 불안하고, 그 사람에게 온 정신이 쏠리는 증상을 '관계 중독'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관계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요.
친밀한 사람을 옆에 두기 위해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거나, 나 스스로를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을 잘라내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자존감을 상대와의 관계에서 찾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은 "우리 이제 그만하자."라는 말입니다.
혼자되는 것이 두렵고, 누군가라도 옆에 있어야 안심이 되는 이들은
친구, 가족, 연인 등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무조건적이고 자신을 갉아먹는 희생도 감수하죠.
그야말로, 온 에너지가 타인에게 쏠려있어
스스로 삶을 돌보지 않은 채 끌려다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혹시, 내 얘기 같나요?
그렇다면 아래 질문들을 한 번 마음속에 떠올려보세요.
혹시 나도 관계 중독일까?
1.
평가 절하, 욕설, 침묵, 통제 또는
감정적, 육체적 학대를 받더라도
관계를 끊을 수 없다.
2.
자제력이 상실되고, 관계 밖의 삶은 없어지기
때문에 연인이 나에게 무관심하더라도
상대를 너무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3.
연인의 끊임없는 무관심과 학대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이다.
4.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육체적, 언어적, 정서적 학대를 하는 사람을
자꾸만 찾게 된다.
5.
연인/배우자와의 성관계와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한다.
6.
상대방이 관계를 끝내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감정적, 정신적인 상태가 나빠진다.
관계 중독, 이를 이루는 3요소
1. 불안정 애착
존 불비(John Bowlby)가 제안한 개념인 애착 유형 중 하나인 불안정 애착유형입니다.
유아기 시기에, 초기 양육자가 아이에게 충분하게 감정으로 반응해 주고 아이의 욕구를 적절히 해결해 주는 경우에는 안정 애착이 형성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불안정 애착유형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유형이 형성된 성인은 자신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자아 상이 부정적이며, 낮은 자기 가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유형은 관계중독에 있어서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동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유형을 가진 사람이 연애를 하고 있다면 대부분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 이렇게 멋진 사람이 나 같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리 없어.
- 금방 나를 버릴 거야.
- 나는 이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아.
- 이 사람은 나랑 비교할 수도 없이 대단한 사람이야.
이러한 생각의 기저에는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라는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인데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여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친밀해지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이것은 과거에 양육자, 주로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받거나 감정적인 교류 등을 이루지 못한 데에 대한 보상 욕구로 볼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채워지지 못한 신뢰와 애정을 메꾸기 위해 이들은 불안에 떨고, 과하게 노력하거나 자신을 희생하고, 혹은 상대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들의 노력은 오히려 상대방과 멀어지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뿐입니다.
2. 극심한 심리적 고통
불안정 애착 유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 애인, 친구 등 친밀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마음속에는 좌절감이 생기면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죠.
이는 결국 나만의 환상, 로망, 욕구 등을 상대방에게 투영하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받고 인정받는 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언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 나 자신은 없어지고 상대만 존재하는 듯한 공허함, 이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은 외로움과 우울, 분노 등의 극심한 심리적 고통 속에 살게 됩니다.
3. 부적응적 정서 조절 양식
이렇게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 사람은 여러 가지 정성 조절 양식을 활용하여 이 심리적 고통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정서조절 양식의 구분
능동적 조절 양식
문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식
지지 추구적 조절 양식
자신의 정서를 주변의 친밀한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조절하는 양식
타인에게 위로를 구하고
도움이나 조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한다.
회피 분산적 조절 양식
문제 원인 해결보다는
그 상황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다른 일에 집중하거나
막연히 잘되기를 바라는 방식
관계 중독에 빠진 이들은 대부분 정서조절 양식 중에서도
회피 분산적 조절 양식을 극단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정작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며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과도한 돌봄을 강박적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이 사람에게 나는 꼭 필요한 존재야."라며
헛된 만족감으로 심리적 고통을 잠시 완화시킵니다.
4. 관계 추구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상대방을 떠나게 만들 뿐이죠. 상대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들의 고통이 이해가 되지 않고, 아무리 사랑을 표현해도 신뢰를 해주지 않으니 결국에는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고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이로써 감당할 수 없게 커져버린 심리적 고통에 빠진 이들은 다시 외로움과 불안, 좌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연인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요동치는 이들의 감정과 상대를 향한 집착 때문에 다음 연애에서도 그들은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관계중독에 빠진 이들은 이렇게 4가지 단계를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종국에는 "결국 모두가 날 떠났어. 역시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이는 불안정 애착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물어볼 몇 가지 질문
이 관계가 내 인생에 어떤 가치를 주는가?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 이 관계를 지속하는가?
이 관계에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이 관계는 나를 만들거나 깨뜨리는가?
건강한 관계를 통해 우리는 인생의 가치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도 즐기고,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을 때 상대방에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 관계를 통해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성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유지하고 있는 관계가 나에게 어떠한 가치를 가져다주고 있는지,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뎌서 누군가를 옆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과하게 의존하거나 집착하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내리지 못했다고 해서 관계 중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계속해서 건강한 관계들로 내 주변을 채워나가기 위해서 위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혹여,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서도 이러한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끊어내기 너무 힘들거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용기요 내주세요. 당신을 도울 전문가들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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