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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Jan 04. 2019

소방관님의 트라우마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우울

구하지 못했던 아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반응이 없는 제세동기.. 살리지 못한 목숨.. 죄책감이 쌓여가요.

우리가 영웅이라고 부르는 직업들이 있죠

대표적인 직업이 '소방관'인데요.

사실, 긴급한 구조 현장의 최전선에서 충격적인 상황에 여러번 노출되다보니 트라우마가 생기기 쉬운 직업도 '소방관'입니다. 오늘은 소방관님의 고민 사연과 전문 상담사님의 답변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해요.

소방관님들은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시는지부터 살펴보러가요.



소방관 마카님의 사연

- 직업적 트라우마와 죄책감

*마카님 : 마인드카페 회원을 지칭하는 단어

현직 소방관입니다.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을텐데..

저는 피구조자분을 구해내지 못했을 때 심각한 무력감을 느낍니다.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다면.. 내가 대처를 조금만 빨리 했다면.. 이런 생각이 들고 꿈 속에서 제가 살리지 못한 분이 우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원망이 가득한 유가족 분들의 눈빛을 보면 저는 끝도 없는 낭떠러지로 빠지는 것만 같습니다. 

네.. 물론 구해드린 분들이 더 많습니다. 압도적으로 많죠. 하지만 살려내지 못한 그 귀한 목숨의 무게를 잘 알기에... 그럴 때마다 제 자신을 추스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반응이 없는 제세동기와 맥박을 확인할 때마다 교대 후 소주 한 병씩 마시며 자책을 합니다.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켜내지 못한 그 목숨들을... 가끔 견학 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저를 비롯한 소방관들을 영웅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영웅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 일을 하기에는 너무 약한 걸까요..

교통사고현장에서 후송 중 맥박이 멈춘 환자분의 피를 온몸에 묻혀가며 CPR을 하다가 너무 늦었다고 소용 없다는 걸 알면서도 CPR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하다가 절망한 적도 많습니다. 그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그 생각들이 날 짓누르는 것만 같습니다. 

전화벨 소리가 싫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두렵습니다. 아니, 가장 두려운 것은 또 살려내지 못할까 봐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걸까요? 

난 그저 영웅도 아닌, 악당도 아닌... 난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감정도 복잡합니다. 제발 소원이니까 제 눈 앞에서 생명이 꺼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난 타인을 구해내기엔 형편없는 인간인 것만 같아집니다.


 영웅이라고 불리는 소방관님의 감춰진 슬픔.

생명을 구하는 입장으로써 구하지 못했을 때의 상황이 

트라우마로 남아 마음고생을 하시는 소방관님의 사연이었습니다. 


 


마인드카페 회원들은 

어떤 위로의 말을 남겨주셨을까요?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은 영웅이 맞습니다. 구하지 못하신 분보다 구한 분들이 더 많다고 했잖아요. 그 분들은 당신 덕에 살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많은 사람들을 구한 영웅이죠. 하지만 영웅이라고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잖아요. 당신도 인간인데..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언제나 응원할게요(m********)


그러니까 사는 게 다 그런 건가 봐요. 보내줄 때도 있고.. 맞이할 때도 있고.. (R******)


소방관님이 누군가를 살리려고 하는 마음과 그 과정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유가족 분들은 몰라서 그렇겠지만 먼저 하늘나라에 간 사람들은 소방관님의 마음을 알 거예요. 소방관님은 아이들의 영웅일지도 모르지만, 같은 사람이고 평범한 직장을 가진 그냥 평범한 사회인이에요. 신이 아니니까, 그리고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초인적인 영웅도 아니니까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구해낼 수는 없겠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지금까지 버티면서 사람들을 구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내고 계신 거잖아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p*****)


 


엔젤링
- 전문 심리상담 선생님의 답변

아프고 힘든 마음을 지니고 하루하루를 지내시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서 제 마음이 아프네요. 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분들 중에서 자신이 큰 잘못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분들은 대부분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죄인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점점 더 마음의 상처가 커져만 갑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기준을 지니고 계시며, 그 불가능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자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고자 하기에 매일 실패 경험이 누적이 되고 점점 더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이지요. 

마카님께서 지금 지니고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우리가 듣고 보는 수많은 영웅들은 완전무결해야 하고, 모두를 구해야 하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현실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기대하게 되지요. 소방관 분들께도 그러한 영웅의 모습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분들 스스로도 그러실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요? 

앞에서 말한 영웅에게 기대하는 요건들이 현실에서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지요. 모두를 구해낼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타인을 구하는 것이 모든 상황에서 언제나 옳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럼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마카님의 현재 목표는 무엇인가요?
소방관으로서의 목표와 마카님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카님이 자신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면, 부디 이를 건강한 방향으로 수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이시지만 동시에 마카님 자신임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의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마카님 자신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바꾼 목표도 변함없이 마카님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 때 다시 소방관의 삶을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카님은 결코 형편없는 분이 아닙니다. 영웅이니까 언제나 영웅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혹은 두려워한다고 해서 악당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방관의 삶을 살고 있지만 마카님은 여전히 마카님입니다. 부디 본래의 자신을 잃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카님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마카님이 자신을 망가뜨리고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면서까지 그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직업적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상담의 필요성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고 계시는 사실이죠. 


그렇지만 도덕적인 잣대가 엄격한 직업적 상황에 놓이신 분들은 이에 따른 부담도 같이 존재합니다. 

'강인하고 영웅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직업에 따른 부담감과 트라우마는 사회적으로 배출되기 어렵고, 이를 숙명처럼 안고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극한의 직업적 특성과 상황으로 인한 심리 질환은 더 이상 숨겨야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업적 사명감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감추지 마세요. 이는 또 다른 심리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사님들과 함께하는 심리상담은 마음 깊은 곳의 직업적 트라우마, 스트레스 등을 어루만지고, 배출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용기 있는 첫걸음, 마인드카페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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