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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Feb 12. 2019

낳기만 해서는 부모가 아니다
부모를 향한 혐오, 분노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나를 방치한 엄마.. 나를 때린 아빠..
제겐 원망과 무력감만이 남았어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아빠는 슈퍼맨, 엄마는 원더우먼

아이들에게 부모는 다정하고 따뜻하게 보호를 해주는 위대한 존재이며 세상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죠. 화목한 가정환경은 아이가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이기도하는데요. 모든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가정폭력의 현장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사회부적응장애 등을 겪으며 깊은 우울과 불안에 끊임없이 시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든 과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절대 행복하지 못하게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오늘은 가정폭력에 노출되었었던 마인드카페 회원님 사연과 따뜻한 댓글, 전문 심리상담 선생님의 공개상담(엔젤링)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아봐요.




가정폭력으로 힘들어하는 마카님의 사연

- 불후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싶은 고민

*마카님 : 마인드카페 회원을 지칭하는 단어

어렸을 때 엄마에게 고집을 부리면서 심부름을 하다가 유리그릇을 깨뜨린 적이 있어요. 그때 엄마에게 온몸을 무차별적으로 맞았어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분노와 같은 감정이 쌓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어떤 어이없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어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는데 엄마는 별로 신경을 써주지 않았어요. 저를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전혀 해주지 않았어요. 2년 동안 애들이 저의 책을 찢고, 옷을 밟는 등 저에 대한 괴롭힘에 수치스러웠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교회 오빠한테 성추행을 당했는데, 엄마한테 말하니까 놀라면서 물어보기만 하더니 그 뒤로 다른 얘기가 없었어요. 그러면서 점점 엄마에게 마음의 문이 닫힌 것 같아요. 사춘기가 되면서 엄마를 볼 때면 화가 나고 분노가 일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욕도 하고 함부로 말했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아빠가 엄마한테 대든다고 온몸을 때렸어요. 엄마는 그런 아빠를 말리지 않았어요. 그게 제일 큰 상처인 것 같아요.

넌 당연히 맞아야 된다는 듯, 엄마는 때리는 아빠를 말리지 않았어요. 이게 제 오해는 아닌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엄마가 저에게 젖은 옷을 입으라고 해서 제가 큰 소리로 싫다고 했어요. 그러자 아빠가 “이 새끼가!” 라며 욕을 하고 위협을 하길래 저는 숨어있었어요. 아빠는 나갔고, 저는 아빠가 다시 들어와서 저를 때리지는 않을까 봐 무서워서 엄마한테 옷 좀 가져다 달라니까 “니가 그렇게 하니까 아빠한테 그렇게 맞지”라며 말을 했어요

그 말이 저에게는 충격이었어요. 어린 시절 아빠한테 맞을 때 말리지 않던 엄마에 대한 내 생각이 오해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화가 나고 슬펐어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서 소리를 지르고 방으로 들어가서 울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옷걸이로 엄마를 때렸어요. “엄마가 나 어렸을 때 이렇게 옷걸이나 파리채로 때리니까 좋았어?” 라고 하면서 엄마를 때렸어요. 제 스스로가 패륜아처럼 느껴져서 너무 우울했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굳이 안 해도 되는 눈성형을 했는데, 그게 잘못돼서 재수술도 몇 번 하면서 눈에 염증이 생겼어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어요. 그때 저는 밥도 못 먹고 매일 밤 울면서 밤을 지새웠어요. 그 당시에 상담을 받거나 치료를 받았어야 하는데, 엄마는 저를 종교 캠프로 보냈어요. 제 상황은 더 나빠졌고, 그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저는 다시 또 눈 수술을 강행하고 결과는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지금은 생각을 할수록 더 우울해져서 아예 생각을 안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리고 진작에 먹었어야 할 정신과 약을 이제야 먹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너무 공허하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네요. 엄마가 저보다 오빠와 동생을 더 좋아한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제가 바보 같기만 합니다.

제 생일도 안 챙겨준 엄마. 
동생의 얘기만 들어주는 엄마.

왜 이렇게 인생이 힘든 걸까요? 아직 이십 대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답해요. 제가 자살할까 봐 엄마가 저한테 잘해주는 척하는 거 같습니다.

쉽게 죽지도 못하는 이 현실이 지옥 같아요. 독립해서 따로 지내면 좋을 것 같았는데, 우울증이 더 심해졌어요. 상담을 받을수록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어요. 부모님에 대해 자꾸 원망이 듭니다. ‘부모님이 날 때리지 않고 사랑해줬더라면, 동생이 안 태어났더라면, 내 인생은 이러지 않았을 텐데’라는 무력감이 들어요.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회피하고 싶어요. 무기력 우울, 낫지 않는 눈 때문에 너무 힘드네요.. 어디서부터 풀어야 될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마인드카페 회원들은

어떤 위로의 말을 남겨주셨을까요? 

따로 독립하면 가족들과 떨어지게 돼서 좀 더 괜찮을 텐데.. 안타깝네요. 이십대면 기회가 아직 많잖아요. 먼저, 일 구하고 집 나와서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족들이 심한 상처만 주네요.. 조금만 더 기운 차려서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가져봐요. (Z*****)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님이 자식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미숙해서 그러는 겁니다.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은 부모는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되려 상처만 주지요. 일부러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에요.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크다 보니, 오히려 부모님께 사랑을 달라는 미운 표현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음공부를 하신 분이라면 미운 짓을 해도 사랑이 필요해서 그렇다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미운 짓 자체만을 바라보기 때문에 더 미워하게 되고 때리게 되지요. 참 마음이 아프네요. 사랑 한 자락이면 되는 것인데요... 마카님이 마음공부를 많이 하셔서 외려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나이가 어려도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힘내세요~~ (e*****)
많이 힘드시죠.. 느껴집니다. 가장 소중한 건 마카님 자신이에요. 마카님을 지지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으세요. 화이팅!  (r******)




앤젤링

- 전문 심리상담 선생님의 답변

사람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몸도 마음도 모두 떨어져 있지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리고 안타깝게도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개별적인 존재이면서도 아니러니 하게도 전혀 개별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머물러 있지 않고 쉴 틈 없이 점점 바뀌어갑니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지니느냐에 따라서 더 긍정적으로 변화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물론 언제나 일방향으로 좋게만 혹은 나쁘게만 변화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굴곡이 존재하게 되지요. 

마카님의 글을 읽으며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마카님의 눈에는 도대체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사람들이 어떻게 보일까. 사람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먼저 하게 될까. 마카님이 아무런 근심 걱정 불안 없이 마음 편하게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일까…… 

엔젤링을 읽는 지금 잠깐이라도 마카님이 있는 공간이 그렇게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단지 고통을 주는 상대방에게만 그런 끔찍한 영향을 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 상황에서 마카님의 부모님은 마카님에게 너무나도 부정적인 방향의 삶을 강요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점점 더 자신의 마음을 악하게 만들고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결국 시간이 흘렀을 때 그리고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분들이 결코 행복하게 살고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워지지 않는 고통이 마음속에 계속 쌓이고 있지요. 자신은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정서가 쌓이는 경험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렇게 벌을 받고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심리적으로 자기 자신에게요. 머리로는 분노를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면서 후련하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마카님에게 중요한 것은 반대의 방향입니다. 마카님은 부모님에게 충분한 관심, 애정, 사랑을 받지 못하고 지내온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 아프지만 마카님의 글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카님이 정말 그렇게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일까요? 마카님의 부모님이 그렇게 대한다고 해서 마카님이 정말 그런 사람일까요? 타인에게 공격을 받고 분노의 대상이 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말 그런 사람인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나를 공격하는 대상이 내게 중요하고 소중하고 큰 의미가 있는 대상이라고 여기는 경우에는 실제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여기기가 쉽지요. 

지금 마카님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부모님의 존재의 가치를 낮추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마카님에게 그렇게도 소중하고 그렇게도 중요하고 그렇게도 큰 의미를 지니는 사람인가요? 단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녀에게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과 관심으로 충만한 삶을 아들과 딸에게 경험하게 한 부모님만이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지요. 낳기만 한다고 해서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부모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자녀에게 상처를 주면서 함께하는 분들은 감히 부모님이라고 불릴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게 마카님이 부디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마카님의 마음속에서 상대방의 의미와 중요도를 낮추기 바랍니다. 한 번 상상해보세요. 개미가 내 신발에 올라왔다고 모기가 나를 물었다고 해서 내가 가치 없는 사람인가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지요. 지금 마카님이 부모님을 그렇게 애지중지할 필요가 없음을 그리고 부모님으로 인해서 흔들릴 필요가 없음을 꼭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다면 이제부터는 바뀌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바뀌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 부분에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요. 현실에서 삶의 모든 부분은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마음만 분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마카님에게 긍정적인 정서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물론 어떤 사람과 만난 첫 순간부터 최고의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나를 위한 가장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 것이지요. 촉박해하지 않고 시간이 들더라도 자신을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요. 하지만 모두를 위한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자신만의 길이 있지요. 마카님에게 맞는 그 방법은 스스로 찾기를 바라겠습니다. 한 가지 팁은 진정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을 도저히 만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받기만을 원하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무엇인가를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요. 

우리는 수없이 많은 과거의 경험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그 속에서만 계속 살아간다면 계속 불안과 불행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생겨야 하지요. 마카님은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만족감을 느끼고 긍정 정서를 키우고 부정정서를 줄이는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하고 있나요? 적어도 회피는 전혀 이러한 조건에 부합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카님의 마음을 전해주신 것은 분명히 마카님이 변화하기 위한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엔젤이 응원할게요. 마카님은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하세요. 그 힘겨운 상황에서 고통을 받은 만큼 그 이상으로 행복해지셔야만 합니다.


"그래도 낳아준 부모인데.. "

라며 효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서로 마음속의 부모님의 가치를 낮게 생각하라는 상담사님의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부모다워야 부모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과정을 막는 상대를 우리는 끝까지 마음에 안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심리상담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에게 많은 분들이


"너는 존재로써 만으로 도 가치가 있어"


등의 말을 하며 위로를 건넵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이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존재 자체로만 가치가 있다는 게 뭐지? 지금 나는 너무 힘든데 이 힘든 상황을 내가 이겨낼 수가 없는데.. 나보고 뭘 더 하라는 거야!"


생긴 모습이 모두 다르듯 사람의 마음과 고민도 제각각이기에 어떤 상황 때문에 힘들어졌는지는 다를 수 있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주변의 상황보다 자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때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는 그동안 사회에서 요구하는 미덕, 타인에 대한 기대 등을 맞추려고 서툰 나를 너무 채찍질만 했었구나."


등의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장점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될 수 있을 텐데요. 이런 면에서 심리상담은 지금껏 내가 고통스러워했던 고민을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라고 할 수 있죠.



오늘의 사연의 가정환경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과거를 바꿀 수는 없어요. 하지만 현재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지, 지금처럼 끝나지 않는 영원 같은 고통을 받을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성장합니다. 심리상담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고민을 극복했을 때, 주변에 가정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통 사람들과 다른 말을 해줄 수 있겠죠. 


고통스럽다면 혼자 외롭게 견디지 마세요. 지금보다 나아질 길을 전문 상담사와 함께 찾아보세요. 마인드카페가 항상 여러분의 행복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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