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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Feb 20. 2019

자존감을 더욱 떨어뜨리는
완벽이라는 무게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조차도 힘들기만 해요

저도 잘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어요
근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기력해요.

우리는 하루하루 '오늘'이란 시간의 제약을 가지고 끊임없는 도전을 받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쉽게 시작하고 집중력도 좋지만 해야 하면 해서 하는 일이거나 싫어하는 일을 할 때는 부담감에 어렵게 시작하고 집중력도 낮아지죠.


그리고 특히 어려워하는 일일수록 진행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험을 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목표 몸무게만큼 갈 길도 멀었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처럼요. 게다가 만약 도중에 포기했다면 '내가 뭐 그렇지. 내 주제에 뭘 하겠다고 나서서..'라는 마음이 들며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고요.


오늘은 자존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볼까 하는데요. 여러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에서도 '목표'와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마인드카페에 올라온 사연과 함께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셨는지, 전문 상담사님을 어떻게 말해주셨는지 알아봐요. 자존감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은 특히 전문 상담사님이 어떻게 마인드카페 유저 분들과 다른 답변을 주시는 지도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자존감이 고민인 마카님의 사연

*마카님 : 마인드카페 회원을 지칭하는 단어

제 마음에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지 강박적인 경향이 있어요. 다이어트에 꽂히면 다이어트, 공부에 꽂히면 공부..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저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각이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제 단점만 보이네요. 

난 왜 이렇게 의존적일까.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제 자신이 바보 같고 무능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어릴 때부터 있었던 완벽주의적 성향이라 그러려니 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고3 생활을 겪으면서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가족, 학교, 다른 일들도 모두 엉망이어서 제 마음을 헤집어 놓았고, 저는 기댈 곳이 없었던 것 같아요. 눈을 감으면 제가 느끼는 스트레스들이 나에게 돌진해 올 것만 같았어요. 무서움에 종종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평범하게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도 가는데, 그 평범한 일들조차 저에게는 너무 사치로 느껴졌어요. 식사도 대충 때우고, 어디 갈 데도 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요.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밥만 축내고 있는 미련한 존재 같아요.

이제는 현실을 도피하려고 몰두했던 핸드폰질도 끊고 싶고, 취미활동 같은 것도 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이 엄습해오네요. 나한테 이런 데 돈 쓰는 게 아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에 문제가 많이 온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저는 이러한 문제들을 혼자서만 끌어안고 지내왔어요. 엄마에게만 울면서 얘기한 적이 있어요. 엄마 외의 가족에게는 내색도 안 했어요. 가족들 모두 힘들어 보였거든요. 저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부모님 앞에서 내 고민은 참 사소해 보였어요. 

저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마음을 열고 제 얘기를 들어줄 존재가 주변에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의 이야기를 듣느라 허비될 그분들의 시간이 또 아깝게 느껴지는... 이런 어이없는 생각 때문에 차마 입을 열지 못하네요. 이제는 멍석 깔고 얘기하라고 해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분명 힘들다고 느낀 것들이 많았는데..

혼자 방에 있으면 뭐가 또 우울한지 혼자서 울다가 가슴이 메이는 느낌이 들어요. 마음속 어딘가가 너무 아파서 가슴을 부여잡고 숨죽여 울어요. 소리 내서 펑펑 울고 싶은데, 그 와중에도 가족이나 옆집에 들릴까 봐 숨죽이게 됩니다.

이젠 정말 모르겠어요. 사느냐 죽느냐도 잘 모르겠고, 도망치고 싶은데 도망갈 곳이 있나 싶어서 그냥 허무하게 있어요. 그냥 무기력해요. 최근에 많은 분들이 저의 사정을 알고 격려해주면서 상담할 기회도 많이 제공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막상 가보면 초라하고 부족한 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괜찮아요. 괜찮아진 것 같아요.” 밖에 못하네요. 

뭐부터 해야 할지... 자꾸 머뭇머뭇하다가 결국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허송세월을 보내기만 합니다. 사연을 남기고 있는 지금도 제 얘기는 힘든 축에도 못 끼는 것 같아 괜히 머쓱하고 그러네요. 저보다 더 힘든 분들이 세상에 많다는 것을 알아요. 그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털고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해보지만, 돌아서면 또 나락으로 빠진 느낌에 시달릴 것만 같아요. 

이렇게 혼자 긴 글을 적으면서 하소연이라도 해봅니다..



마인드카페 회원들은

어떤 위로의 말을 남겨주셨을까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서 끝까지 찬찬히 읽어 보았습니다. 마음 한편에 항상 걱정과 후회가 있어서 친구와 놀아도, 여행을 가도, 진심으로 즐길 수 없지요. 저도 이런 걸 풀고 싶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살기 위해 애써 온 거잖아요. 우린 행복해질 거예요. 1년 돌이켜보면 참 짧고도 길고 결국 지나갔어요. 지금 고민도 분명 나중에 보면 ‘그랬었지..’하게 될 거예요. “힘내요”라는 말보다는 조금 힘을 빼요 우리. 마지막으로 흰 수염고래라는 노래 추천합니다. (f*********)





앤젤링

- 전문 심리상담 선생님의 답변


저마다 각자의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습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보다 안 좋은 상황이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 정도면 다행이다 싶을 때도 있고, 그럼에도 나보다 더 밝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가 더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슬픔과 힘듦에 대해서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들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그런 생각으로 자책하지 마세요. 

마카님은 충분히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본인이 어떤 부분이 힘든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혹은 익명임에도 여전히 남들에게 표현을 하는 게 낯설고 어색해서 서툰 것일 수도 있겠지요. 

제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으로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벽주의가 너무 강하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계속해서 끌고 나가는 것도 힘이 듭니다. 내가 세운 기준 자체가 너무 높다 보니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무언가를 도전하고 시작하는 것이 힘이 들겠지요.  그리고 시작을 본인 기준 하에 완벽하게 잘했다고 하더라도 계획이 틀어지거나 자신이 흐트러지는 때가 오면 완벽성이 파괴되었다는 생각에 쉽게 포기하려 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반복이 되면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 자존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는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과정에서 늘 항상 자기 자신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기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는 때가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그 일이 무서워지고 피하고 싶어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포기하고 싶거나 다시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상태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 지겠지요. 하지만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같은 기준과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면 결과는 어떨까요. 똑같이, 혹은 더욱더 본인에게 실망하게 될 뿐입니다. 

먼 미래를 보고 내가 꿈을 크게 꾸는 것과 지금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않은 채 높고 엄격한 기준으로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그리고 인생은 '내가 생각만큼 대단하지는 않았구나'라는 것을 끊임없이 느끼고 좌절하는 자기애적 상처를 경험하면서도 중간에 그만둘 수 없이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에게 스스로 되어야 한다고 느끼는 '이상적인 나'를 보여주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한계를 경험하면서 '지금의 나'와 어느 정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이상적인 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괴리감이 커질수록 우울감은 커집니다. 
본인에게 조금은 관대해지세요. 

되어야 한다고 느끼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조정해주세요. 그래서 본인이 조금씩 자신이 원하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만족시킬 수 있게 해 주세요.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완벽하지 않음에도 도중에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이 마카님과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입니다. 

그러니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면 됩니다.  거기에는 다른 누구의 시선과 기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솔직하게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서 천천히 노력하시면 됩니다. 

지금처럼 힘들다고 토로하는 것도 좋고, 구체적으로 본인이 원하거나 궁금해하는 내용도 좋습니다. 혼자서 끙끙 앓지 마시고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마카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답니다. 그저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홀가분해질 수 있을 거예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지 말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학생은 당연히 공부를 잘해야지.", "직장에서는 일을 척척척 진행해서 당연히 결과를 잘 내야지." 등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 주입당하며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 해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저런 생각 때문에 내가 아무 일도 못하겠는 무기력증에 빠진다면 본말전도겠죠?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죠. 큰 기대를 가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한 경험을 쌓아버리면 누구라도 새로운 일을 할 때 주저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정도가 심해지면 하기 쉬웠던 일도 시작하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지게 되는 거죠.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상담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조건 완벽해야 한다는 기준을 버리고 나에게 맞는 목표 설정을 해서 이뤄가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인데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많이 불안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바꾸는 일이니까요. 얼마나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 수 있거든요.


지속적인 상담을 받는 분이시라면, 이런 상황에서 상담사님에게 어떤 일을 하고 성취했는지 말씀드리고 불안하다는 것도 솔직하게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문 상담사님이기에 얼마나 더 자신을 바꾸는 것이 힘든지 충분히 이해를 하고 격려와 칭찬을 해주실 거예요.




심리상담이 밥 먹여주나요?

- 마음과 생각을 심리상담으로 바꾸면 진짜 내 상황도 나아질 수 있을까요?

친구나 친한 지인에게도 조언은 구할 수 있죠. 그리고 친구와 지인도 "네가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거 같아. 조금 천천히 간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라곤 말을 들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문제는 이다음부터가 시작이에요.


정말로 자신을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하는데, 혼자 하는 것은 누군가 옆에서 도와줄 때보다 어렵거든요. 끊임없이 격려를 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지며 포기하고 싶지만 포기하지 않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봐주면서 격려도 해주고 가이드를 해주는 역할을 친구와 지인이 어느 정도까지 해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현 상황에 맞지 않는 무조건적인 "힘내"같은 말이나 가이드를 들었을 때 나는 얼마나 더 나의 문제를 고치지 못하고 괴로워하게 될까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상담을 많이 진행해본 사람이 옆에서 계속 격려를 해주고 문제 상황에 맞는 가이드를 계속해준다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가 공부하라고 하는 것보다 유명한 스타 강사가 공부를 하면 앞으로 미래의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속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듯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고 싶어 하는 마음들은 누구나 다 있을 수 있기에 전문 상담사님의 말을 더 따르기 쉬울 수 있죠.


내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것은 스스로 하는 일이죠. 하지만 심리상담을 통해 좀 더 빠른 행동교정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일을 못하던 사람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무기력했던 마음을 뒤로하고 하나씩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마인드카페는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이 더 이상 혼자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항상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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