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인 질문
이번 챕터부터는 실제 컨설팅 진행 방식을 적용하여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전반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수정해 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고 지칠 수도 있다.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찾아올 정도로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천천히 심도 있게 진행해 보면 우리 브랜드만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찾을 수 있으실 것이다. 사실 이 과정 중 몇 가지는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면서 진행했어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태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이미 이 과정을 진행했어도 당시에 결정된 방향성에 따라서 고집스럽게 일관된 브랜딩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브랜드를 운영한 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하더라도 다시금 이 과정을 진행해 보시는 것을 권장드린다.
브랜딩은 결국 방향성의 문제이다.
그 방향대로 진심을 담아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고객들과 관계를 만들어 나아갈 때 비로소 고객들은 점점 브랜드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고 브랜드에 자신들의 삶과 감정을 대입시키는 팬덤이 형성될 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우리가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브랜드처럼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기까지 다양한 전문적인 요소가 시기적절하게 투자되고 적용되어야 하며, 운도 따라주어야 기업형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과정을 통해 고객들과 하나가 된다면 작지만 오래 사랑받는 탄탄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아무리 멋지고 훌륭한 브랜드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봐주고 사랑해 주는 고객이 없다면 그저 반짝하고 사라질 브랜드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브랜드가 사라지고 없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보자.
8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았던 시간을 기억하실 것이다.
노트를 다시 집어 들고 이 질문에 답해보자.
"지금 그 사업 왜 하세요?"
아주 노골적인 질문이다.
약간은 날이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심지어 비꼬는 듯한 말투이다.
감정을 건드리고 본심이 드러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선택한 문장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지금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비즈니스 메타인지가 중요하다 말씀드렸었다. 그래서 더 깊게 들어가 보려 하는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잘 속인다. 심지어 나 자신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의 생존이나 욕구를 위해 자신을 적당히 용인하기도 하고 특정 관점이나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스스로 그것이 옳다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의심하지 않도록 자신의 생각과 상황을 고립시키고 가스라이팅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 내가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유를 말이다.
이 질문에 너무 포괄적인 답변보다는 조금 더 세분화되어있는 내용으로 답을 해보면 더 좋다.
돈 많이 벌려고요.
직장 생활이 맞지 않아서 나만의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나도 언젠가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전해봤어요.
이 사업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러한 답변보다는, 나 자신의 깊은 내면과 연결되어 있는 본질적인 이유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면 내가 브랜드 컨설팅 '사업'을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2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케팅 팀의 일원으로, 그 이후에는 팀장으로 다년간 마케팅 팀을 리드하면서 점점 더 당장의 수치로 계산하고 평가하는 마케팅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당장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는 성과는 부족하더라도 결국 고객에게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실패와 성과를 통해 깨닫고 증명했었지만 기업의 특성상 결정권이 나에게 잊지 않아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아닌 컨설턴트로서 대기업보다는 대표의 가치관과 철학이 그대로 제품과 서비스에 녹아들어 있을 확률이 높은 작은 기업의 브랜딩을 도와드리는 일을 해보자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시작한 컨설팅 사업에서 저는 너무나 깊은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분석과 기획이었기에 그것을 브랜드 컨설팅 사업의 핵심 제품으로 삼고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면서, 갈 길을 잃어 어두웠던 대표님들의 표정이 밝게 빛나는 표정으로 바뀌는 것, 명확한 그림이 없이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던 브랜드 운영이 기획성 있게 정리되고, 방향성이 선명해지는 것을 보면서 충분한 성취감과 감사한 마음을 누리고 있습니다.
에이투지트의 목표는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를 만들어 드리는 것입니다.
저희를 통해 더욱더 선명하고 체계적인 방향성을 찾으실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투자를 통한 컨설팅의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 번의 컨설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결정된 방향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뛰는 러닝 메이트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어떠한가?
이 브랜드를 만든 대표가 어떤 상황에 있었고, 어떠한 문제 때문에 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서비스를 통해 어떤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 나아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집요하게 비슷한 질문을 계속해서 드리는 이유는 하나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브랜드의 가치관과 철학 그리고 목표를 언제 누가 물어봐도 대표 자신이 즉각적이고 선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하며 이루고자 하는 그림이 있어야 한다. 이해하기 쉬울 수 있도록 예를 길게 풀어 설명해 드렸지만 가능하다면 우선은 편안하게 적어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최대한 줄여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브랜드가 나아가는 길에 대한 길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게 설명해서는 듣다가 지친다.)
고객들은 이제 제품의 품질, 합리적인 가격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오히려 나와 결이 맞고 나의 선택을 빛내줄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그 브랜드와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이미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소비시장에서 더 이상 비교 의식에 쩌들어 선택하는 것이 아닌, 가급적이면 나답게 소비하고 싶은 것이 지금의 고객이다.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인 나 자신이 브랜드가 탄생한 이유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나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 즉, 타깃 고객의 문제에 더 깊게 공감하고 끊임없이 제품을 나만의 고객에게 맞게 고도화시킬 수 있다. 물론 나 자신과 상관없지만 특정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이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문제를 발견한 계기, 당시의 상황, 그 문제를 문제로 느낀 이유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면 제품과 연결할 수 있는 끈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 그 사업을 왜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감정을 섞지 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진심을 전달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깊게 생각해 보자.
내가 지금 이 사업을 시작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