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매출이 더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
대한민국은 브랜딩 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브랜딩 = 디자인 이라는 생각이 훨씬 더 지배적이죠.
그래서 매출에 대한 생각도
대부분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계십니다.
오늘은 앞으로 달려가기 바쁜 대표님들을 위한 글 입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일단 팔아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나 중요한 말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팔기 위해, 매출을 만들기 위해 하는 행위는
대부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시선을 앞으로 고정하고 빠르게 달리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제품을 알리는 것과 같습니다.
전사가 이를 위해 달려가고
모든 분석과 기획이 매출을 더 증가시키는 것에 맞춰서 진행되고 평가 받습니다.
하지만 이때 우리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매출이 일어나고 있으니 기존 고객은 당연히
우리 제품을 꾸준히 사용해 주실 것이다 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의 소비를 살펴보면
정말 나에게 각인된 제품이 아니면 대부분
그때 눈에 들어오는 새로운 제품을 소비합니다.
즉,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전반적인 제품의 품질이 낮았을 시절에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를 보아도
그것을 인정해주고 지속적으로 찾아주는 충성 고객이 존재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도 기본은 합니다.
전반적인 제품의 품질이 높아졌고 고객의 기준 또한 높아졌습니다.
이정도 디자인에 이정도 품질은 되야지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높은 기준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는 고객이 훨씬 더 많아진 것입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더욱 집중하는 것이 노출입니다.
조금 더 매력적인 소구 포인트와 더 훌륭한 이미지로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서 엄청난 자금이 투자됩니다.
노출이 많이 되어야 더 많이 팔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매출이 하락되고 있다면
노출의 문제가 아닐 확률이 높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노출 경쟁에 깊게 들어가면
경쟁사들이 얼마나 많은 금액을 광고에 투자하는지
알게되고 그 액수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월 억단위로 지출되고 있으니까요.
여기는 자본력의 싸움입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제 광고를 클릭하지 않습니다.
메타 광고를 태워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이전보다 효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신규 유입을 만드는 것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매출의 안정화에는 점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어요.
매출 때문에 매출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높은 확률로 기존에 우리가 매출을 일으켰던 방식
그 방식에 더 집중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모든 행위를 잘 살펴보면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위한 행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여전히 계속해서 앞으로 달리며 세일즈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는 말입니다.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했던 퍼포먼스 마케팅 대행사들이
사라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상세페이지를 수정하여
더 적극적으로 경쟁사의 품질과 기능을 비교해
우리 제품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경쟁사를 고소 고발하는 단계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됩니다.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에서 브랜드를 운영하신다면 잘 아실 것입니다.
경쟁사들 끼리의 고소 고발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이 역시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품질과 가격만 말하는 브랜드는
고객 역시 품질과 가격으로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경쟁사와의 경쟁이 때로는 고객에게 알려지기도 합니다.
서로 저격하는 경쟁 가운데 그나마 존재했던 충성 고객은 자연스럽게 떠나갑니다.
더이상 이 브랜드를 소비해야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고객은 냉정합니다.
우리 브랜드만 사랑해 주실 것 같던 고객들은
더 강력한 안티가 되어 우리 브랜드를 비판하고
다른 충성 고객들까지도 데리고 나갑니다.
매출에 몰입하다보면 경쟁사와 경쟁하는 것에
너무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진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경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 경쟁사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은 고객과 전혀 연관성 없는 행위입니다.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는 있겠지만
경쟁에 몰입하는 순간 함께 무너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은 직원분들의 이직률이 높을 것입니다.
매출이 매월 성장하는 것은 정말 소수의 브랜드만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매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출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조직에서 일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매출에만 집중하는 브랜드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오래 일할 목적을 찾기 힘든지 말이죠.
극단적인 선택이 늘어나고,
점점 더 산발적인 선택이 많아지면서
실무진들은 목적없는 달리기에 지쳐갑니다.
누군가는 매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누군가는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매출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충성 고객이 탄탄하게 받쳐준다면
훨씬 더 탄력적이고 안전한 성장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VC 분들의 투자 관점이 변화된 것도 이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 정점시기였던 20, 21년에는
어떤 브랜드가 더 빠르게 신규 유입을 만들고 성장하며 확장할 수 있는지 기준 삼았다면
지금은 어떤 브랜드가
탄탄한 충성 고객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투자의 기준입니다.
다음달 매출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밑에서 밀어 올려주는 재구매율이 없으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매출이 늘고 있다하여 재구매율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는데 재구매율은 정체되거나 점점 떨어지는 지표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대표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매출이 떨어지는 것 보다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이 더 위험한 지표입니다.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은
오가닉 바이럴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고
광고비 지출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은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좋지 않은 평가들이 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은
이미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었다는 것이고
기존 고객은 계속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매출 = 팬덤이 아닙니다.
충성 고객은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해야 겨우 붇잡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끊임 없이 우리 브랜드와 시간을 보내고
우리 제품을 지속적으로 써야만하는 구조를 기획하고 적용하지 않으면
언제든 더 싸고 좋은 제품이 나오면
순식간에 등을 돌리고 사라질 고객이 바로 충성 고객입니다.
우리들의 소비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고
꾸준하게 그 브랜드만 소비하는 곳은 몇군데 없습니다.
그마저도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각인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소비하지 않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좋은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