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의 독립
흔히들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자들의 고민 또는 이슈는 일, 연애, 결혼, 다이어트가 있다.
그중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고자 한다.
내가 고등학교 때 도시를 살아가는 미혼 여성들의 일과 우정, 그리고 사랑에 관해서 나온 책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어본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 왜 이 책을 읽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만 아마 공부하기도 싫고 한창 사춘기 일 때 사랑이 뭔지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여세를 몰아 이 책은 드라마로도 방영되고 얼마 전에 실제로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자들을 섭외해 리얼리티 프로그램까지 방영했다.
그저 호기심으로 보았던 책과 드라마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이야기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나의 절친 J는 그렇게 블로그를 강추했다. 블로그를 고민하던 찰나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이곳은 곧 일기장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엄마가 나의 일기장을 훔쳐본 이후로는 일기장은 스케줄러가 되었고 나의 많은 생각들을 빠르게 적고 싶은데 적다가 팔이 너무 아팠다.
작년에 나의 삶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다이내믹, 버라이어티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연애를 시작했다.
나의 배우자 리스트의 첫 번째는 같은 종교였다. 하지만 이전에 연애는 그것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에 시작한 연애는 첫 번째 리스트가 맞았다.
혼기가 찬 남자와 여자가 만나다 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그냥 연애가 아닌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부모로부터 정신적, 물질적 독립을 준비할 때가 왔다.
하. 지. 만 내가 준비가 되어도 우리나라 정서상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어마 무시하여 집착과 소유욕으로 변질되고 한 가정의 새 출발이 부모들의 과시와 만족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그것이 나에게 다가왔다. 걱정했던 것들이 내 눈 앞에 놓이니 눈앞이 캄캄하다.
그러던 중 나의 짝꿍 CJ와 '미라클 벨리에'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간략히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프랑스 시골마을에 벨리에 가족이 살아가고 벨리에를 제외한 가족들은 전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벨리에는 가족에게 세상의 의사소통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남학생을 따라 합창부에 가입하고 천재적 재능을 발견하게 되어 선생님이 파리에서 열리는 오디션을 제안하지만 가족들은 갑작스럽게 떠나는 벨리에를 놓아주지 못하면서 벨리에는 갈등을 하게 된다. 엄마는 벨리에에게 혼자 떨어져야 한다며 걱정하는 척을 하면서 벨리에를 놓아주지 못한다. 사실 엄마는 벨리에와 같이 살면서 집의 가장의 역할을 하길 바랬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가족들이 벨리에의 오디션을 보러 가게 되고 벨리에는 노래를 부르면서 동시에 수화를 한다. 듣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래의 제목은 '비상'이다.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저는 떠나요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전 떠나기로 했어요
이제 부모님에게는 더 이상 아이는 없는 거예요.
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날개를 편 것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예요
집안의 맏딸로 자라온 나는 부모님의 말을 거역하면 부모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부모님의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안 사랑하는 자식이 어디 있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님이 어디 있을까?
가수 윤종신은 이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아 노래를 썼다.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 공감되어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자신의 딸이 이 노래를 꼭 들어주기를 바라면서 가사를 썼다고 한다.
사랑도 나의 선택을 믿어보아요
몇 번 아플지도 몰라요
모른 척 기다려주면 어느 날 문득
두 손 마주 잡은 누굴 데려갈지도
그대 알던 소녀는 사라져
세상 숲으로 가요
그늘진 낯선 골목도
외로운 밤도 혼자 걸어볼게
사진 속 소녀 추억이 되어
꿈이 내게 오는 날
멋지게 보내준 그댈 찾아올게요
여인의 모습으로
사랑해요
내가 엄마가 되면 깨닫게 되면
꼭 말할 수 있도록 건강해요
지금 나는 날개를 펴는 중이라 부모님의 존재와 독립이 오르기 힘든 정상 같아 보이지만
날개를 활짝 펴는 날, 진정한 비상을 하는 날 정상에 도달하여 함께 웃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안녕하세요. 브런치 구독자님들
스물여덟 살, 사회초년생, 여자입니다.
친구 J는 너는 이과생이라 글의 감정이 없다며 구박하고 놀리곤 했습니다. 맞습니다. 글을 써본 건 어렸을 때 독후감 쓰는 거? 그것도 너무 싫었죠. 6년 동안 학교에서 물리, 화학의 이론들, 엄청나게 많은 법칙들만 읽고 공부하다 보니 저의 글은 원인과 결과입니다. 글의 감동이 있다거나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것 못합니다. 그러다 공부를 졸업하고 저의 뇌의 이론이 아닌 생각의 공간들이 많아지다 보니 내 생각을 적고 싶어 용기 내어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심심할 때, 출퇴근하실 때,
일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t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