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살짝 봄을 엿봤습니다.
바람이 아직 차고 눈이 다 녹지도 않았는데
자꾸 봄내음이 나는듯해서요.
지난봄에 맡았던 나물냄새와 풀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혀 마음이 싱숭생숭했습니다.
마당에 앉아 있으니 볕은 봄처럼 내리쬐던데요.
어제도 만났다는 듯이, 따스함과는 금세 가까워지죠.
지붕 눈이 녹아내리면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호미로 땅을 일구는 소리
여기저기서 바깥을 나서는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게 봄이 오는 소리가 아니면 무엇이겠어요.
산길에선 나무사이로 흐르는 강물이 보이길래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봄노래도 몇 곡 들으면서요.
겨우내 안 보이던 다람쥐가 쓰러진 나무 위를 뛰어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풍경은 겨울인데 분위기는 봄이고
마중 나온 이에게는 뭐든 제일 먼저 다가오나 봅니다.
02.11 따스한 겨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