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시 그늘 아래 놓였다.
바람이 불어드는 그 아래가 시원했다.
해가 지는 시간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아는 매미들은 애처로웠다.
우렁찬 울음소리가 쉴 새없이 여름을 둘러싸고 있었다.
여름은 잠시 소리에 붙잡혀 있다.
길 끝, 아득히 빛나는 여름을 보고 걸었다.
여름을 뚫고, 나는 은빛으로 반짝거렸다.
여름이 처절하게 햇살에 부서지는 모습을 본다.
여름을 위한 햇살, 햇살에 의한 여름이.
바람이 균형을 깨뜨리고 신선한 공기를 실어 나른다.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것을, 나는 여름이 떠나가는 것을 본다.
멀어져 가는 여름은 불투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