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모습

by 샹송

교정의 나무가 푸르렀다. 햇살이 내리쬐는 나뭇잎 사이로 하늘이 보였다. 구름이 하얗게 빛났다. 보고 있으니 기분이 맑아졌다.


아주 오래전에 붙여 놓은 교실 명칭이 창문에 나붙어 있었다.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옛날 색이었다. 내가 졸업한 학교는 아니었지만 시골의 작은 학교는 어디서 만나도 정이 가고 반가웠다.


여섯 번의 봄소풍, 여섯 번의 가을 운동회, 열두 번의 방학, 한 번의 입학식과 졸업식이 떠올랐다. 6년이란 세월은 길었고 그만큼 자라났다. 여덟 살에서 열세 살이 되는 기간은 크게 성장하는 시기였다. 그 이후로는 그 어느 한 곳에서도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나는 내가 졸업한 시골처럼 작은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꾸고는 했다. 진짜 되고 싶은 직업이 아니라 그 풍경 안에 나를 데려다 놓고 기분 좋게 상상을 해보는 것이었다. 이뤄지기를 바라는 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달콤한 상상으로 만족하며 꾸는 꿈도 있다. 머릿속으로만 떠올려보는 글이나 그림이 있듯이.


『멋진 친구 시프리앙이 말한 대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침대에 누워서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서 꿈꾸는, 그러나 결코 그리지 않는 그림인지도 모르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 (빈센트가 베르나르에게)- 』


나는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 운동장에서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순수한 마음으로 구경하고 싶었다. 몇 년 전 매장 근무를 할 때, 점심을 먹고 나면 근처의 초등학교에 가고는 했다. 새파란 단풍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햇살과 바람이 들었다. 그곳에 앉아 하교를 하고 운동장에 남아 노는 아이들을 보는 게 좋았다. 그 시절을 잊지 않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어린아이였던 때를 떠올리면 내가 더 소중해졌다.

운동장은 계속 햇살만 내리쬐었다. 나는 나무를 몇 번 더 올려다봤다. 푸르렀다. 햇살을 받아 따스한 기운을 풍기며 반짝였다. 그것이 꿈을 품은 모습 같았다. 특별하지 않았지만 계속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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