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윤슬은 뗏목을 타고 떠내려가듯 흘러갑니다. 그것들은 해바라기꽃처럼 햇살 아래 환히 피어났다, 구름 아래서 스르르 사라집니다. 작게 보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와 목에 건 목걸이처럼 반짝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치 금빛 나비 무리가 한꺼번에 날아오르기 전, 비행을 준비하는 모습과 같습니다. 윤슬은 계절에 상관없이 해만 뜨면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겨울에 나비를 만난 것은 이번 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유독 따스한 날이긴 했습니다. 정말 나비가 맞나 싶어 다가가니 훨훨 날아가버렸습니다. 심란한 눈으로 그 뒤를 쫓았지만 나비는 봄을 만난 듯 천진난만하기만 하더군요.
공원의 운동기구에선 거미 한 마리가 매달려 그네를 타듯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줄을 타고 요란하게 노는 모습이 아이의 장난스러운 몸짓 같았고, 그래서인지 아무런 걱정 없이 즐겁게 노는 듯 보였습니다.
분홍색 꽃봉오리가 맺힌 작은 꽃나무와 땅 위로 피어난 봄맞이꽃과 양지꽃도 봤습니다. 겨울에 봄꽃을 보는 일이 이제 그렇게 놀랍지는 않네요.
우리는 배워서 이 계절을 인지하고 있을 뿐, 나비와 거미와 꽃들과 같이 포근한 날이 되면 봄이 온 듯 거리를 거닙니다. 추운 겨울을 불평하는 사람은 있어도 따듯한 겨울을 불평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어딘가에는 겨울 나비를 보는 마음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눈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