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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titude Nov 27. 2021

다 큰 어른이 초콜릿을 산 정당한 이유

맛있는 거 싸게 사서 기분 좋은 날

애들 입맛이라 놀림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초콜릿을 좋아한다. 부모님이 충치생긴다고, 몸에 안좋다고 적당히 먹으라고 했는데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말을 잘 안들었다.�



고등학교때 외국어영역 지문에 초콜릿이 오히려 치아 등에 좋다는 내용을 접했다. 원료 카카오와 코코아버터가 좋다고. 여러 이점들 중에 딱하나 인상깊어 기억나는 것이 치아에 보호막을 씌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모님께 우겼다. 백화점 같은데서 파는 수제품들은 옛날 귀족들이 즐겨먹던 것이며, 오히려 치아등 건강에 좋다고 ㅋㅋ



허쉬초콜릿을 처음본게 사진에 나오는 것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크기의 초콜릿. 맛도 슈퍼에서 파는 가공품들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맛이었다. 코스트코에 갈때마다 밀크랑 쿠키크림 이랑 스낵사이즈 한봉지씩 꼭 샀다. 아마 그 시기에 살도 좀 쪘다.�



어느 날 tv에서 초콜릿에 대해 방영하는데, 내가 학창시절 알았던 코코아버터로 만든 것이 건강한 초콜릿이고 다른 대부분의 가공품이 팜유로 만든다고 했다. 허쉬 밀크가 코코아버터가 들어가고, 쿠키크림이 팜유가 들어가는데 tv에서 말한대로 입안에서 녹는 속도가 확연히 차이났다. 이후로 쿠키크림은 줄이고, 밀크만 먹었다.



언젠가부터 편의점 등에서 크리미밀크를 파는데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오리지널의 왜곡이었다. 나름 기호에 맞춘다고 부드러우면서 더 달달하게 바꿨다. 허쉬 특유의 녹일 때 미숫가루 마실 때와 같은 까끌까끌함을 견디면서 맛보는 초콜릿의 풍미가 사라졌다. 결국 오리지널이라고는 점보크기나 스낵사이즈를 마트에서 팔기를 기대하며 들어가는 수 밖에 없었다.



마트에서 5000원. 자주 먹기에는 싸지않아서 망설이면서 인터넷을 보니 남대문시장 상점에서 3500원. 배송비 고려해서 스낵사이즈와 같이 3개를 주문했다. 딱히 경제학적인 최적화 그런거랑 상관없이 그정도가 내심에 적당한 소비와 이득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최애 초콜릿을 돈아끼고 다량 입수해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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