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과 샷은 흔히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둘을 잘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골프학교' 김헌 선생입니다. 그에 의하면, '스윙은 공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몸동작, 작대기를 휘두르는 동작'이고, 샷은 '그 휘두르기로 공을 치는 행위, 즉 휘둘러서 생긴 에너지를 공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공이 없이 작대기를 회전시키는 것이 스윙이고, 여기에 공을 더하면 그것이 바로 샷이 된다는 말입니다.
이 설명만 들으면 세상에 골프처럼 쉬운 운동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윙에 공을 더하는 문제는 생각처럼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스윙에 공을 더하면 그 스윙은 더 이상 그 전의 스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샷은 스윙과 완전히 달라지기 십상입니다. 그 이유를 혹자는 공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멀리 보내고 싶어 하는 우리 안의 원시 본능에서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선생은 우리 인식의 오류를 가지고 설명합니다. 실상 골프공은 공空에 가까운 가벼운 물체이고, 가속도가 붙은 클럽은 오함마 같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휘두르는 우리는 거꾸로 클럽을 망치로, 반면 공은 쇠구슬 같이 아주 무거운 물체로 착각하기에 빈 스윙과 공이 있을 때의 스윙이 부지불식간에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스윙과 샷 사이에는 멘탈의 강이 흐른다'.... 인식의 오류는 바로 멘탈의 문제로 귀결된다. 아름다운 스윙은 반복의 양으로 달성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아름다운 스윙으로 멋진 샷을 하기에는 멘탈의 강을 잘 건너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공은 '자 이제부터 멘탈 게임으로 들어갑니다'라는 것을 알리는 시그널이고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인 셈이다. (김헌, 골프도 독학이 된다, 양문, 2012)
스윙과 샷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는 심연. 그렇다면 그 멘탈의 강을 건너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보폭으로 건널 수나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가진 인식의 오류는 어떻게 하면 교정될 수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