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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윤정 Aug 02. 2022

내가 머금은 것

시 | 사실 금붕어가 먹은 것은 금붕어 그 자체다


내가 머금은 것


양 볼기짝은 보란 듯이

부풀었지만 정체를 찾기 어렵다


사실 금붕어가 먹은 것은

금붕어 그 자체다

모든 체취를 간직한 물


한 철 감기에 들 때의 일이다

소금기를 머금어 목구멍을 연육하고

바다가 들어오고 나감을 느끼는 것이라


그 시절을 기억하기 위해 되새김을 한다고

나의 바다여 나의 바다

뱉기 싫어 죽는 나의 바다


아플 때 아는 맛이란 대단해서

나는 엄마를 찾는다

맛의 기억은 향보다도 묽으니

짠맛이 전부지만 방법은 이것뿐


금붕어에겐 향도

소리도 눈물도 사치다

가까이 가면 온통

자신을 비추는 그곳을 피해

돌고 돌고 또 돌고

잊고 잊고

또 잊고


그 작은 입술로

머금고 머금고

또 머금고

.

.


@시인_ 장윤정 | 내가 머금은 것 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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