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노래 '사랑이 지나가면'
'사랑이 지나가면'이라는 노래는 1987년 3월 10일에 발매되었다. 노래는 이문세 씨가 불렀다.
87년도에 난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까까머리 중2 남자애가 이 곡의 가사를 이해하였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뭐랄까? 음... 돌잔치하는 아기에게 '인생을 좀 진지하게 살아야지'하고 이야기하면 정말 이제 막 돌지난 아기가 미간에 팔자 주름이 생기게 깊이 고민하다 ‘아,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정신차리자’ 스스로 다짐을 하고 스스로 기저귀를 갈며 새롭게 인생 사는 것을 기대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당시에 난 '사랑이 지나가면'이라는 곡보다 '파랑새'라는 노래를 더 좋아했었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 당연히 후렴 부분의 중독성 때문이었다.
'삐리 삐리 파랑새는 갔어도~ 삐리 삐리 지저김이 들리네~ 삐리 삐리 날개짓이 얘뻐서~...'
그런데 내가 재미있어 따라 부르던 '삐리 삐리'는 나중에 알고 보니 '삐리 삐리'가 아니라 '삐릿 삐릿'이었고 내가 알고 있던 후렴 가사는 맞춤법도 틀린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다. 당시의 난 내가 알고 있던 가사와 같이 참으로 '삐리'한 중2였음이 틀림없다.
중2에게 '사랑이 지나가면'의 가사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불러보니 참 낭만적이며 애틋한 내용이었다.
아마 알고 있겠지만 '사랑이 지나가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 사람 ♪ 나를 보아도 ♪ 나는 ♪ 그 사람을 몰라요 ♪'
'두근♪ 거리는 ♪ 마음은 아파도 ♪ 이젠 ♪ 그대를 몰라요 ♪~'
노래를 따라 부르다 혼자 상상 속에 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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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사랑했던 그 사람, 이제 다시는 기억하지 않기로 한 그 사람과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잠시 스쳐간 것이지만 그 찰나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 사람은 카페 앞에 놓인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심장이 쿵 소리를 내고 바닥으로 떨어지며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길 위에 얼어붙은 나를 그 사람이 보았다.
나의 뇌는 그 사람을 잊었지만, 내 심장은 그 사람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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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그렇게 보고 싶던 그 얼굴을 그저 스쳐 지나면'
'그대의 허탈한 모습 속에 나 이제 후회 없으니'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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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도 나와 같구나, 그 사람의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놓였다.
사랑이 그런 거지, 사는 게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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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고 싶던 그 얼굴을 그저 스쳐 지나면'
'그대의 허탈한 모습 속에 나 이제 후회 없으니'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사랑이 지나가면'
커피 한잔에 있지도 않았던 옛 추억을 떠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나는 '멜로 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