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연말마다 일을 벌인다. 전자책만들기 온라인강좌, 나를 찾는 글쓰기 수업,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그리고 <2022년판 연말 증후군>에 풀어놓은 '탈고 도전'이 가장 최근에 벌인 일이다. 3년에 걸쳐 내공을 쌓아오지 않았다면, 마지막 도전은 씨앗조차 심기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다가 아무도 모르게 포기해버릴 수도 있었지만, 오로지 내면이 이끄는 강한 동기와 자발적 목표에 의해 달려왔다. '바라고 원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이토록 큰 힘을 지닌 것일까. 의지박약 어쩌고 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존감 UP!
주체성 UP!
아이를 키우듯 꿈을 키우는
'전UP주부'
누군가에겐 '육꿈'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겠으나, 직관적으로 뜻을 알아채는 이들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기를 육! 하면 아이 아!가 튀어나오는 육아맘, 전업맘, 독박맘, 워킹맘, 슈퍼맘 등등. 세상의 모든 맘들은 '꿈 키우기'를 육꿈으로 표현한 그 맘이 어떤 맘인지 알 것이다.
육아 대신 육꿈,
육아 넘어 육꿈,
육아를 지나 육꿈으로!
'육꿈'하는 '전UP주부'라는 말이 부디 대중적으로 전파되기를 바라는 욕심이 없지 않다. 육아에 몰두하며 엄마노릇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자신의 삶을 돌보고 가꾸어가는 데도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쓸 수 있기를. '엄마기' 중에 '임신출산기'와 '육아기'를 잘 지나왔다면 곧 다가올 '육꿈기'를 기대함으로 맞이하기를. 적극적으로 꿈을 찾고 펼치고 키워내면서, 아이가 사춘기를 맞이할 즈음 갱년기 대신 육꿈 전성기를 맞이하기를. 당신과 내가 꼭 그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UP주부라 육꿈합니다'는 마지막 도전의 씨앗을 심기까지 내면의 힘이 자란 이야기, 소심한 내향형 인간이 주변을 눈치보는 대신 내면을 눈여겨보며 자신감과 용기를 차곡차곡 축적하는 이야기다. 여전히 진로를 탐색하는 40대 전UP주부의 좌충우돌 육꿈 활동의 기승전결이다.
한창 글감을 모으던 때, 초록창에 전업주부를 써넣고 이것저것 검색하던 차에 알게 된 신조어가 있다. 단어 하나에 이끌려 <OOO가 된 Y세대>를 썼는데, 구구절절力이 넘쳐 글이 한없이 길어진 탓에 결국 한 귀퉁이를 쑹덩 잘라야 했다. 그때 그때 삭제한 문장과 문단들은 싸악 긁어서 보물창고에 담아두었는데, 마침 생각나서 이곳에 옮겨놓는다. 묵혀둔 문장과 문단들은 이렇게 자기 자리를 알아서 찾아가기도 한다.
공주라고 추켜세웠다가 아줌마라 부르며 끝난 신개념 설명이다. 업데이트 날짜를 보니, 무려 2007년. 연애의 단꿈을 이어갈 생각만으로 멋모른 채 용감히 결혼했던 해다. 20대 끝자락 달콤한 신혼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을 의미가 40대 중반을 앞둔 지금 절절하게 와닿는다. 아침저녁으로 억척스럽게 일하는 전업주부를 괴물 OOO에 비유한 것은 불만이지만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성장을 꾀하는 신 주부층이 나라고 생각하니 만족스럽다. 마케팅업계는 정말이지 마케팅을 잘하는구나. OOO의 스펠링을 풀어서 끼워맞춘 의미가 찰떡이다. 무엇보다 전업주부라는 말이 경제 사전에 등장한 점이 썩 괜찮았다. 경제 관점으로 주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게 위안이 좀 됐달까.
"OOO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