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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진 Jul 10. 2021

어느 금요일 밤의 신도림역

늦은 밤 연인들의 이별 인사는 늘 아름답고, 외로우면서도 신기한 풍경이다. 자신의 짝꿍이 기다리는 전철이 오기 전까지 그토록 신나게 연인과 함께 하다가, 배웅을 받고 난 이후는 모든 원동력과 바람이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것처럼 무기력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나 역시 불타는 금요일의 신도림역, 몇 시간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는 연인의 모습을 수없이 보았다. 연인과 헤어진 채 먼 길을 가야 하는 이의 마음은 얼마나 가슴 아프겠는가. 당장 보고 멀어졌어도 뒤돌아서 보고 싶고, 걱정되는 20대 청춘들의 연애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이가 그저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현실적인 고민과 조건들로 고민하게 될 우리겠지만, 그럼에도 오늘 밤만큼은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이 못내 아쉬워 메시지를 보내고 다투었으면 좋겠다.


부족한 식견이지만, 세상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감정과 태도보다는 " 사람도 그러하겠지, 나처럼  그리워하고 지나간 어여쁜 이의 눈망울에서  사람을 떠올리겠지." 하는 생각으로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믿고 싶다. 오늘의 신도림역 환승장, 모두가 행복했던 퇴근길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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