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껍데기는 자주 운다
그래서 속이 텅 빈 공간은 울음이 길다
긴 울음은 먼 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
먼 곳까지 도달해야 하는 공기의 여정은 언제나 힘이 든다
팽이를 돌리면 세계가 보인다
멈출 수 있을까
멈춰야 할까
멈출 때까지 기다릴까
물음에는 언제나 답이 흐릿하다
흔적은 지워질 수 있어도 자꾸 머무르는 성질을 가졌으니까
같은 자리에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아야지
나는 바람이 한 자리만 휩쓸고 간다 생각하지 않는다
끝까지 마주하는 생명
곱슬끼가 많은 머리는 아주 많은 이야기를 가진 운명이라 여겨야지 한이 되지 않게 자꾸 뱉어야지 도망치지 말아요 나는 그저 이야기 보따리를 가진 이방인이오 그러니 한 번만 들어보시오 온기를 주시오 온기를 주시오
우리는 우리를 붙들었고
도망치지 않았음을
팔뚝과 팔뚝을 연결하면 음파는 끊어지지 않아
우리는 우리를 지켜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