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위한 담백한 준비

by 어거스트


담백하게

낮에 미리 준비해 둔 저녁 찬거리


느타리버섯은 살짝 쪄낸 뒤 자체 수분 그대로

천일염 들깻가루 들기름에 버무리고


단맛이 좋은 무는 초록 부분 반 통을

얇게 채 썰어 새콤달콤 무생채로 무치고


제주산 은빛 갈치는 앞뒤로 잘 구워

뼈와 살을 미리 발라 먹기 편하게 담아두고


물기 제거하고 소금 밑간 한 국산콩 두부는

들기름에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

.


그릇에 묻은 기름기는 키친타월로 한번 닦아내고

따뜻한 물에 세제를 풀어 뽀드득 설거지한다


주방 수건으로 싱크대 상판 벽면 렌지 주변을 닦고

마른걸레는 물에 적셔 주방 바닥을 닦아내고

키친타월 한 장 뜯어 환풍기까지 훑어주면

요리 흔적도 냄새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활짝 열어둔 거실 창과 주방 창 사이로 부는

맞바람에 마지막 환기까지 끝이 나면

잠시 닫아두었던 침실 문을 열어 주고

냄새 없는 맑은 공기가 곳곳으로 통하게 한다


.

.


내가 편하려고

미리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저녁 시간이 한결 여유롭고 쾌적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티끌 같은 습관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