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낮에 미리 준비해 둔 저녁 찬거리
느타리버섯은 살짝 쪄낸 뒤 자체 수분 그대로
천일염 들깻가루 들기름에 버무리고
단맛이 좋은 무는 초록 부분 반 통을
얇게 채 썰어 새콤달콤 무생채로 무치고
제주산 은빛 갈치는 앞뒤로 잘 구워
뼈와 살을 미리 발라 먹기 편하게 담아두고
물기 제거하고 소금 밑간 한 국산콩 두부는
들기름에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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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묻은 기름기는 키친타월로 한번 닦아내고
따뜻한 물에 세제를 풀어 뽀드득 설거지한다
주방 수건으로 싱크대 상판 벽면 렌지 주변을 닦고
마른걸레는 물에 적셔 주방 바닥을 닦아내고
키친타월 한 장 뜯어 환풍기까지 훑어주면
요리 흔적도 냄새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활짝 열어둔 거실 창과 주방 창 사이로 부는
맞바람에 마지막 환기까지 끝이 나면
잠시 닫아두었던 침실 문을 열어 주고
냄새 없는 맑은 공기가 곳곳으로 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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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편하려고
미리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저녁 시간이 한결 여유롭고 쾌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