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내리 산책
당신의 일상에 단비 같은 행복이 있나요
그냥 잡스런 생각 안 나고 시간 잘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행복이 뭐 별 건 가요
엊그제 시집간 것 같더니
벌써 처음 태동을 느꼈다며 어느새 대지를 알아버린 것 같다는 하늘이
나이 서른에 다시 배우는 피아노
10월 콩쿠르를 앞두고 부지런히 손가락 움직이는 일이 작은 행복이라는 미현이
나이 마흔에 품새부터 배우는 태권도
애들 학교 보내고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는 정애 언니
농사일 틈틈이 바른 글씨 교정본으로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 해 쓰는 예순이 넘은 우리 엄마
그리고 이렇게 지금 유유히 홀로 걷고 있는 나
돌담 안을 들여다보듯
일상에 찾아오는 작은 호기심이
천사의 작은 날개 짓이 되어
전화기 너머로 어린아이처럼 재잘재잘 움직이는 미현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초롱초롱 다시 빛나는 엄마의 눈동자를 보는 것이
걷다 마주치는 낯선 이 가 건네는 인사 넘어 미소 짓는 얼굴이
나의 일상에 찾아오는 작은 행복이 아닐까요
- 달콤한 게으름
고내리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