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용히 가늘게 오는 비를 이른다

봄비

by 다른디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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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준다. 이런 날은 목련꽃차 한 잔이면 시끄러운 마음에도 금세 고요가 찾아온다. 목련 향이 코끝으로, 온 방으로 퍼진다.

"아, 좋다."

이럴 땐 혼잣말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되려 혼자인 게 좋은 순간이다.

살랑살랑 봄비 내린다. 내려진 차 한잔과 내리는 봄비 덕에 기분이 그럭저럭 괜찮아졌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이럴 때 곁을 내어 주면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다.


봄은 모든 계절을 품고 있다. 겨울옷을 드라이해서 옷장에 넣어두기가 무섭게 날이 추워지고 꽃비가 다 지기도 전에 진짜 하얀 눈송이가 날린다. 계절은 천천히 변하지만 봄은 변화무쌍한 매력을 가진 여인처럼 빨리 변한다.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아쉽다. 가끔 나도 봄처럼 매력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싹이 움트고 몽실몽실 풋풋한 색으로 갈아입는 산도 참 예쁘고 좋지만 난 보슬보슬 비 내리는 봄이 참 좋다. 그때에 말로 "봄비 오시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봄비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분이 몽글몽글해진다.


농부의 자녀라 그런가 단비 내리는 그 순간은 참 행복하단 생각이 든다. 쌀쌀한 바람에 봄비 치고는 꽤 많은 양의 비라도 참 고맙다. 촉촉한 봄비가 내려 만물이 윤택해진다. 지금부터가 진짜 계절의 시작이다. 겨우내 건조했던 숲길이 젖어들고 마른땅에도 수분이 공급된다.

"아, 흙냄새 좋다."

온 세상이 살아 숨 쉬는 기분이 든다. 참 좋다.


봄비 내리는 오늘, 봄비 같은 귀한 손님 오신다. 미나리전 해 먹어야겠다.






[봄비]

봄철에 오는 비

특히 조용히 가늘게 오는 비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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