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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Aug 23. 2021

침묵을 견디지 못해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말 그대로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여러 개의 눈동자들이 방향을 잃은 채 움직이는 상황이랄까.. 그런 순간에 나는 속으로 가장 안절부절못하며 자신도 모르게 주절주절 허공에 흩어져버릴 괜한 말들을 쏟아내 버리고는 나중에 다시 혼자가 되면 그때 했던 말들을 곱씹으며 주먹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생각한다. 아까 그 말은 하지 말지 그랬어. 바보같아 라고 자책하면서.



특히,

편하지 않은 사이에서 더욱 빈도 높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가끔은 말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냐 하고 생각하는 말들을 뱉어낸다. 굳어버린 그 공기가 말의 온기로 잠시라도 풀어지기를 바라면서,  공기의 압력을 견뎌내지 못한 나약한 나는 결국 만만해지기로 해버린다.

그러면서 사실 원하는 건 밝고 유쾌한 사람으로 비치는 거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가벼운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는 사람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서 취하는 태도지만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에 따른 결과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난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아니다.

사실 나는 원래 말이 많기도 하다. 

어떤 날 친구는 나 귀에서 피가 나고 있지는 않은지 봐달라고 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건 편안한 사람에 한정해서다. 쥐어짜 내는 것이 아닌 대화를 위한 말이 실을 뽑듯 자연스럽게 술술 나오는 거니까.

사람을 만날 횟수는 적어졌지만 만남에 있어서 그 밀도가 높아진 요즘엔 더욱 고민이 많다.



그런데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고, 나는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침묵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그걸 다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맞아. 관계에 있어서 침묵이 내 책임은 아니잖아. 나도 나를 아껴주기로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침묵하는 것에 대해 연습하고 있다. 아니 침묵하는 분위기의 압박을 견디는 법에 대해서 단련한다. 멈춰버린 공기를 마주해도 안절부절못하지 않고 크게 한숨 들이쉬고 침묵할 수 있기를 오늘도 나는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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