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올라...
이어달리기를 하듯 글쓰기 턴을 주고받았다. 누구도 강요한 적 없이 자발적으로 주고받기로 규칙을 정한 바통인데도 그 무게가 상당하다. 어떤 날은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었다.
일상은 매일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날마다 즐거운 에피소드가 생겨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며 우리는 예상대로 평범한 인물인 것이다. 제길..
게다가 더군다나 어쩔 수 없이!!!! 시절이 이런지라 각자의 집 혹은 회사에서 칩거하다시피하고있기 때문이었다. (아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가 엄청나게 에너제틱하진 않다. 아니 특히 나는.) 그럼에도 같은 시절을 살아내는 자칭타칭 유~명 크리에이터들을 보아하니 어쩐지 꾸준하게 무언가 생산해내는 것 같았다. J는 모르겠지만 나는 때로 조바심이 났고, 그런 까닭으로 때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더랬다.
컨텐츠는 기획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였다. 우리는 어떤 달뜬 밤에 거창한 기획없이 일단 쓰는 것에 의의를 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우리는 서로의 글을 미묘하고도 섬세하게 그리고 간간히 이어쓴다는 규칙만을 정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사실을!!! 우리의 글을 읽는 분들이 눈챘을지는 모르겠다. 부디 한 번쯤은 순서대로 읽어봐주시길... 흐엥 ;ㅁ;
어쨌든 우리의 글들은 매거진 제목처럼 처음엔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같았다.
그러나 나는 오늘 파이팅이 넘치고, 미래는 예측하지 못하기에 기대되는 것 아니던가?
그 시작이 유난히 작고 조그맣고 귀여웠다고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소설을 쓰기로 한다.' 라고 툭 던져본다.
자, 우리의 첫 문장은 뭐가 좋을까? 첫 문장 쓰기는 정말 어렵다..
여자는 고요하게 다가온 밤의 기척에 고개를 들어서쪽으로 크게 나있는 창문을 보았다. 눈 앞에 깊이를 알 수 없이 밀도가 높은 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밤에 색이 있다면 푸른빛과 자주빛의 중간 정도가 아닐까...
이렇게 시작해볼까?
숨이 짧아 긴 달리기를 못하는 나는 곧 넘어질 것 같은 기분이라 바통을 얼른 넘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