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쓴다. 브런치도 쓰지만.
두 매체의 성격은 묘하게 다르다. 매체의 성격은 다른데 글을 쓰는 나는 같아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사실 브런치는 조금 더 내밀한 내용을 적을 수 있다. 독자 중에 지인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더욱 가까운 지인만이 독자로 남아있기 때문에 자유로우나 조심스럽다.
블로그에 쓰던 일기를 중단한 상태다. 아마 요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빈도가 많았던가보다.
아무래도 나는 대화가 하고 싶은 날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어제까지는 여름 오늘부터는 가을, 내일은 겨울이야 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출근길이 깜깜한 걸 보니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일조량이 적어진 덕에 기분이 다운되는 건 겨울이 몰래 끼워주는 사은품인 것도 같다.
실제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는가 하면, 으음, 분명 시작됐다고 할 수도 있고 별로 달라진 게 없잖냐고 하면 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잘 표현할 순 없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어쨌든 겨울이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