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씻고 싶어져서 충분히 거품이 날 수 있을 정도로 비누를 두 번 정도 감싸쥐었다.
싱크대의 수돗물을 가장 차갑게 틀어 깨끗한 물로 손을 씻었다.
의식적으로 꼼꼼하게.
그리고 정수기로 가서 냉수 버튼을 누르고 500ml 버튼을 선택한다.
버튼을 눌러 컵에 물이 떨어지는 것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컵에 물이 다 찰 때까지.
자리로 돌아와 알레르기 약을 먹을까하고 집어들었는데
그 약을 먹으면 오늘은 정말 잠이 미친듯 쏟아질 것 같아서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다시 서랍을 열어 이번엔 두통약을 꺼냈다. 달칵-
차가운 물과 함께 알약을 삼킨다.
이걸로 내 두통이 잦아들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