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상처를 넘어-
2016년 10월, 저는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을 겪었습니다. 회사에서 제가 3년을 오롯이 힘 쏟아 만든 브랜드에서 배제된 일입니다. 그 브랜드는 저의 피와 땀, 그리고 젊음을 갈아 넣어 세웠습니다. 제가 21살에 세운 인생의 목표는 언제나 분명했습니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그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 목표를 이루기 위해 20년 넘게 치열하게 달렸고, 중국 패션 시장 유통에서 기회를 잡았습니다. 한국에서 믿지 못할 정도의 의미있는 매출 성공을 거뒀습니다. 글로벌 투자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큰 금액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결정은 냉정했습니다. 브랜드가 자리 잡아가자 저는 더 이상 그 무대에 설 수 없었습니다. "성공했다"는 믿음과 "내가 잘렸다"는 현실 사이의 괴리, 그것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좌절이었습니다. 이후로 저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 발령이 났고 중국 유통에서 배제됐습니다.
베트남에서 6년 동안의 긴 침체의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저는 독서와 글쓰기에 몰입했습니다. 자이언트를 만나서 글쓰기를 배우고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이 모인 자이언트에서 글쓰는 작가들을 만났습니다. 개인 저서 출간 덕분에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 하는 사람들 속에서 위로와 영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서는 여전히 한 가지 의문이 남았습니다. "왜 나는 예전처럼 불타오르지 않을까? 글을 쓰면서도, 새로운 일을 기획하면서도, 더 이상 그 때의 뜨거운 열정이 되살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누르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다시 예전의 뜨거운 감정, 열정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절실히 알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상실과 배신의 그림자
열정은 "일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오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고, 그것이 성과로 이어질 때 더 큰 불꽃이 됩니다. 저는 브랜드를 성공시켰다고 믿었지만, 회사는 저를 내쳤습니다. "나는 버려졌다"는 배신감이 무의식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열정이 다시 솟구치려 해도, 그 상처가 방패처럼 막아서는 겁니다.
두 번째, 목표의 종결 이후 찾아온 공허
그 당시 제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중국 대륙에서 신규 브랜드 런칭 성공",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저는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목표는 이루어졌지만, 동시에 그 목표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목표가 사라진 자리에는 공허만 남았습니다. 방향 없는 열정은 길을 잃고 흩어졌습니다. 회사 브랜드 성공이 나 개인의 성공이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 무대의 변화
과거의 열정은 '조직 브랜드'라는 큰 무대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수많은 동료, 협력사, 소비자들과 얽혀 있는 드라마 속에서 저는 타올랐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1인 작가, 1인 창업 준비자라는 완전히 다른 무대에 서 있습니다. 무대가 바뀌었는데, 저는 여전히 과거의 열정을 찾으려 했던 것입니다. 열정은 상황이 아니라 의미에서 피어납니다.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지 않는 한, 예전의 열정은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겁니다.
상처를 자산으로 바꾸기
제가 버려진 경험은 실패가 아닙니다. 그것은 큰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브랜드를 세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증명하는 재료입니다. 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직장인과 창업 준비생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상처를 회피하지 말고, 그것을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로 바꾸는 순간 열정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하리라.
작은 불씨부터 다시 지키기
과거처럼 대규모 브랜드 하나에 올인하는 대신, 작은 목표를 세워보기로 합니다.
* 한달에 글 한 편으로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 1년에 한 권 책을 통해 독자 10명에게 영향 주기
* 작은 브랜드 실험(전자책 브랜드, 패션라인, 북 클럽 등)으로 런칭의 설렘을 다시 느끼기
큰 불꽃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됩니다. 일상 속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일 때, 저는 다시 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는 큰 조직 브랜드의 성공이 아니라, 내 인생의 브랜드 가 열정의 무대입니다.
나만의 글, 나만의 책, 나만의 커뮤니티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열정은 과거의 형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의미로 다시 태어납니다. 지금 제가 필요한 건 "예전의 영광과 열정"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맞는 열정"입니다.
저는 더 이상 2016년의 상처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물론 그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열정은 과거의 불꽃을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불씨를 찾아 지피는 것이라는 사실을.
과거의 열정은 조직이라는 무대에서 빛났다면, 지금의 열정은 '나 자신'이라는 무대에서 빛날 차례입니다. 저는 글을 통해, 작은 브랜드 실험을 통해,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의 나눔을 통해 새로운 열정을 세워가려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 비슷한 상실을 겪은 경험이 있나요? 그렇다면 기억하세요. 열정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단지 무대를 옮겨가길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무대를 발견하고, 다시 불씨를 지피는 것입니다.
2016년의 저는 무너졌지만, 2025년의 저는 다시 일어서려합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또 한 번의 불꽃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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