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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웅 Mar 18. 2022

우리 부부의 웨딩 사진

드레스와 턱시도는 없지만 분명 우리는 이를 웨딩 사진으로 명명했다.


함께 산지 벌써 4년을  채웠다. 신혼이라기에는 살짝 부끄럽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부부다.


4년차쯤 되면 신혼집 필수 데코레이션인 웨딩 사진을 치운다고들 하더라. 턱시도와 웨딩 드레스를 입고 한껏 배우처럼 연기한, 부부의 리즈 시절이 담긴 사진  가장 액자로 되어 있는 최애픽 말이다.


 사진을 슬슬 치우는 시기가  요때이다. 신혼집에서  이사를 하는 시기와 겹치면서 이는  자연스러워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사실 웨딩 촬영을 따로 하진 않았다. 결혼식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었다. 우리 각자 하고픈  하고 사는데도 부족하단 생각이 일치했다.


그래서 여행을 갔을  찍은 사진을 웨딩 사진으로 하기로 했다. 물론 이를 현상해서 표구도 하지 않았다.


사실  여행도 웨딩 사진을 찍으러   아니었다. 제주에 사는 친구 커플이랑 같이 놀려고  김에 그나마 제일 사진을  찍는 친구가 폰으로 쓰윽 찍어준 사진, "이걸로 그냥 웨딩 사진 하면 되겠다" 하고 웃으면서 넘어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친구들이랑 함께 고기 구워먹으면서 당시 유행하던 잼라이브를 했고 우린 5천원 정도 당첨됐었다.


시작부터 남는 장사였다, 우리 부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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