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영웅 Mar 10. 2023

"'바쁘시죠?' 그럴 때 이상한 수치심을 느껴요."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_2부

(1부에 이어)


오스틴: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건 사람들의 소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돈 쓴 일에 대한 질문을 좀 해볼까 합니다. 돈 쓰고 후회했던 경험이 있나요?


이연실: 제일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MBTI가 ENTP라서 계획성이 없어요. 또 돈에 대해서는 잘 돌아보지 않는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50만 원을 잃어버렸는데 당시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어쩌겠어요. 잃어버렸으니 잊어버려야죠(웃음).

대표가 되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광고비예요. 예전에는 책을 내면 광고 더 해달라고 회사에 편하게 얘기했는데, 이제는 이 검색창에 걸면 얼마고, 어떤 굿즈를 만들면 얼마인지 몇 백원 단위까지 보고를 받아요. 그래서 지금은 광고가 돈값을 못했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오스틴: 돈을 쓰고 후회한 경험에 비추어 내 제품을 만들 땐 소비자를 얼마나 고민하는지 궁금해서 한 질문이었어요. 책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품이기도 하잖아요?


이연실: 저는 독자를 굉장히 많이 의식하는 편집자예요. 요즘 책값이 보통 1만 5천 원 이상 하는데, 큰돈이거든요. 영화 한 편 값을 넘어가는 돈인데다 책을 보는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독자들이 돈 쓴 걸 후회하지 않게 하고 싶어요.

물론 너무 돈 냄새 나는 책 만드는 거 아니냐, 대중에 영합하는 거 아니냐 걱정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럼에도 저는 팔리는 걸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높게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만든 책들 중에 안 팔린 책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진 않지만요. 얼굴도 모르는 독자 한 명이 분명 고단하게 번 돈일 텐데, 1만 5천 원을 써도 될 만한 책을 만들려고 노력해야죠.

이렇게 대중을 상당히 의식하지만, 어떤 것의 굿즈처럼 보이거나 뭔가의 별책부록 같은 책을 만들진 않아요. 우리 말로는 글밥이 많다고 하는데 이야기가 그 안에 충분히 담겨 있는 책을 만들려고 하죠.


오스틴: 마케팅이나 브랜딩 이론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얘기예요. 브랜드를 만들 때는 대중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되 내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야 한다고 하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 중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찾아야 한다는 말인데,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이야기장수는 잘될 수밖에 없네요(웃음).

오스틴: 요즘 이야기장수 대표 말고 생활인 이연실을 행복하게 하는 건 뭘까요? 책이 잘 팔리는 것 말고!(웃음)


이연실: 뭔가 다른 걸 말하고 싶은데, 정확히 원하는 게 나와서 너무 부끄럽네요(웃음). 되게 재밌는 책이 독자들에게 알려질 때 너무 행복하고 그 짜릿함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거든요.


오스틴: 내 계획이 통했다는 데 대한 쾌감이죠. 근데 내가 쓴 책은 아니잖아요. 그에 대한 아쉬움이나 섭섭함은 없나요?


이연실: 없더라고요. 없어요. 임프린트 시작할 때 문학동네 대표님도 작가가 되는 게 더 행복하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책 표지에 내 이름이 박혀있진 않지만 내 것인 걸 내가 알고 있고 나의 세세한 노력들이 담긴 결정체잖아요. 얼마 전에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TV에 나왔는데, 뉴진스가 춤 추고 노래하는 걸 보면서 너무 엄마 미소를 짓고 있는 거예요. 제가 북토크에서 딱 그런 표정이거든요(웃음).


오스틴: 편집자이기도 하지만 저자이기도 하잖아요. 첫 책 내고 다음 책 내자는 제안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이연실: 계약을 안 했어요. 저한테는 이야기장수를 안정 궤도에 올리는 일이 너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저보다 훨씬 잘 쓰는 작가한테 써달라고 하면 돼요(웃음). 내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책을 볼 수 있고 연출할 수 있으니 제 자신에 대한 그런 갈증이 없는 것 같아요.

오스틴: 옛날 얘기 하나 하자면, 제가 대학 신입생 때 소문이 났었어요. 진짜 잘 쓰는 애가 입학을 했다고. 근데 아웃사이더라 만날 일도 별로 없으니까 쟤는 대체 어떤 소설가가 될까 궁금했거든요(웃음). 국문과 애들은 서점 가면 맨날 신춘문예 책 한번 들춰보잖아요. 내가 아는 누군가 등장했을까 봐.


이연실: 저는 지금도 그래요(웃음).


오스틴: 약간 두려움과 질투가 섞여 있었어요. 근데 항상 연실 대표님은 있을 것 같은데 없었단 말이죠. 근데 어느 날 보니까 출판사에 가 있다는 거예요.


이연실: 저는 지금까지 신춘문예는 한 번도 안 내봤어요. 이걸로 당선이 안 될 걸 알고 있고, 항상 제 마음에 차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중요했어요. 지금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학 때 너무 가난했어요. 그래서 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몰입하는 저를 미워했던 것 같아요. 마음처럼 안 되니까 스스로를 파먹고 있던 거죠. 근데 편집자는 제 자신을 발산하면 되는 일이거든요.

출판계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문학동네는 하는 만큼 주는 회사였어요. 저 신입사원 때 사장님이 직원들 부자 만들어주려고 출판사하는 거라고 하셨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생활이 점점 나아지니까 그런 것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오스틴: 반대로 요즘 본인을 좌절시키는 게 있다면?


이연실: 1인 브랜드이기 때문에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혼자서 여러 작가와 책을 굴리다 보니까 작가님들이 “바쁘시죠?” 그럴 때 이상한 수치심을 느껴요(웃음). 안 들켜야 하는데, 저는 그분들한테 바쁜 사람인 거예요. 언제나 바쁜 사람.


오스틴: 저도 똑같아요(웃음). 멤버들이 저를 배려해 줄 때 자괴감을 느껴요. 내가 일을 못 쳐내고 있구나 싶은 거죠.


이연실: 사실 너무 바빠서 울고 싶은데 들키고 싶지 않잖아요. 그래서 시간 관리를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죠.


오스틴: 저는 좀 바뀌었어요. 의지하기로 했어요. 아무리 나를 갈아 넣는다고 해도 나만 하루에 36시간을 살 순 없잖아요. 만약에 36시간이 되잖아요? 저는 일을 또 벌일 거라고 시간은 계속 부족할 거예요(웃음).


이연실: 너무 와닿아요. 저도 작가님들이 바쁘냐고 하면 요새는 좀 바쁘다고 얘기하는 편이에요.


오스틴: 더 잘해야 하는, 시작하는 회사들은 다 그런 것 같아요. 재벌 3세가 창업하는 게 아닌 이상 시간과 자금의 압박은 어쩔 수 없잖아요. 누가 도와준다고 해도 그건 내 것이 아니에요.


이연실: 갑자기 상담받는 느낌이에요(웃음).

오스틴: 좋은 책 잘 만들고 잘 팔고 있잖아요. 제가 봤을 때 편집자로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을 완전하게 해주는 토핑은 뭐가 있을지 궁금해요. 저는 모자와 책임감이에요. 나를 자신감 있게 해주는 것과 나태한 나를 움직이게 해서 완전하게 해주는 것이거든요.


이연실: 예전에는 무조건 1순위가 재미였어요. 그런데 이야기장수를 시작하면서 책임감으로 바뀐 것 같아요. 문학동네 편집부에서 일을 정리할 때, 15년간 했으니 작가님들도 어마어마하잖아요. 이 작가님은 오전에 연락하지 마세요, 이 작가님은 비건입니다, 이러면서 내가 맡았던 작가님들과 책들, 그리고 연계된 사람들을 인계하는데 눈물이 나는 거예요(웃음). 애인을 떠나보내는 것처럼.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을 만들지 않는다, 내 새끼들 같은 책을 다시는 남의 손에 보내지 않는다가 목표가 됐어요. 이야기장수 책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이 있고요.

시작하면서 겁도 많이 났어요. 주변에서 네가 문학동네 이연실일 때 최고인 거지, 다른 이름을 걸었을 때 너한테 원고 주겠냐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거든요. 저는 계약할 때 늘 당당했어요. 왜냐면 내 회사가 최고고 내가 최고이기 때문에. 그런데 이야기장수와 계약한 작가님들은 시작하는 회사를, 그리고 저를 믿어준 분들이에요. 책을 정말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죠.


오스틴: 물성 있는 걸 하나 더 꼽는다면 역시 책인가요?


이연실: 책도 포함되어 있는데 오늘 가져온 가방이에요. 백팩 캐리어라고 하는데 들고 다니거나 끌고 다니다 뒤로 맬 수도 있거든요?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정말 신세계가 열렸어요(웃음).

파주에서 곳곳을 왔다 갔다 해야 하고, 외근 사이사이 빈 시간이 생기면 일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가방에 교정지, 노트북, 책을 잔뜩 넣어야 하는데 어깨가 무너질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이 가방은 끌고 다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잠깐 매면 되니까 저기에 제 모든 것이 담겨 있고 실제로 제 생활을 끌어올린 아이템이에요. 온 세상 보부상 워커들에게 정말 권하고 싶어요(웃음).


오스틴: 제가 제주에서 서울 왔다갔다 하느라 정말 힘들 거든요. 저도 좀 써봐야겠어요(웃음).


이연실: 정말 많이 들어가고 편해요. 근데 꼭 바퀴 네 개 달린 걸 사셔야 합니다. 이 가방이 분리도 되고 프레임 자체가 무겁지 않아요. 보통 물건이 아니에요, 진짜.

오스틴: 지금 홈쇼핑 보는 것 같아요(웃음).


이연실: 어디 가면 사람들이 좀 불편해하는 게 느껴지지만 저는 진짜 즐겁게 쓰고 있어요. 박은빈도 이거 끌고 다닌대요. 근데 그건 바퀴가 두 개고 제 건 네 개예요(웃음).


오스틴: 이거 직접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야기장수의 굿즈로 ‘이야기보따리’ 어때요?


이연실: 너무 좋다. 지금 나와있는 상품들이 너무 안 예쁘긴 하거든요. 이런 칙칙한 색 말고 다른 걸로요!


오스틴: 같이 만들죠! 너무 신박한 토핑이었어요(웃음).


이연실: 저에게 정말 중요한 토핑입니다.


오스틴: 책임감과 백팩 캐리어, 둘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이연실: 가방은 저의 이동성과 기동성을 상징하고 책임감은 저의 근원이니 5 대 5인 것 같아요. 둘을 합치면 제가 되는 거죠. 이 가방에 들어있는 모든 것과 책임감을 합치면 이야기장수가 되는 거죠.

오스틴: 제 3자가 봤을 때 이야기장수의 완벽도는 거의 100%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는 완전도는 몇 퍼센트인가요? 완벽은 3인칭, 완전은 1인칭이라고 보면 쉬울 것 같아요.


이연실: 저의 완전도는 90%요.


오스틴: 나머지 10%는?


이연실: 좀 더 잘하고 싶어서요. 첫해에 못 냈던 책들도 있고, 좀 더 많은 책을 팔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저는 항상 90점일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90점을 맞을 때 불같이 투지가 일어나더라고요. 100점으로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고, 아깝게 못한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오스틴: 계속 배고파하는 스타일이네요.


이연실: 맞아요. 근데 제가 지금까지 보여준 건 출판인으로서 할 것의 극히 일부라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 할 일이 훨씬 많은 사람이에요.


오스틴: 사실 책 보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거든요. 책 보는 사람은 옛날에도 적었어요. 개인이 책을 보는 시간은 줄었을 수도 있는데 책을 보는 인구가 줄어든 건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무분별하게 책을 많이 찍어낸 거지 독자들이 줄었다고는 생각되지 않거든요. 출판은 유저를 늘리려는 것보다는 객단가를 높이는 고민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희도 모자 다음엔 책을 만들고 싶은데, 출판사 대표로서 출판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이연실: 독서 인구가 줄었는가는 저도 확신할 수 없지만 우려하는 부분이 있긴 해요. 지금 10대, 20대 독자들은 종이책 구매율이 굉장히 떨어져요. 처음부터 영상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제 출판은 유튜브, 넷플릭스로 광탈한 그들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종이책을 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죠.

그래서 이야기장수에서 할 일 중 하나가 미디어 제작사와 같이 가는 거예요. 사실 <가녀장의 시대>도 높은 값에 판권을 팔았는데, 저는 앞으로 콘텐츠 파는 일에도 되게 집중하게 될 것 같아요.

프로그램 하나 뜨면 부랴부랴 포토에세이 만들고 대본집 만들잖아요.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출판과 영상화를 같이 기획하는 거죠. <해방일지>에서 일기를 쓰잖아요. 저는 그걸 책으로 내고 싶단 생각을 했었거든요. 처음부터 책이 될 만한 인물들의 책이랄지 그런 걸 기획하고 싶어요. 조금 다른 방향의 영상과 책이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오스틴: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전공 시간에 배웠던 원 소스 멀티 유즈네요(웃음).


이연실: 맞아요. 그렇게 갈 수밖에 없어요. 종이책, 덜 봅니다. 젊은 사람들이 책을 사는 비율이 적어졌고요. 다만 종이책에서 시작된 콘텐츠를 그들에게 전하는 일은 더 다양한 길이 생겼다고 봐요.

오스틴: 젊은 세대가 콘텐츠를 안 보는 건 아니에요. 웹소설이 한동안 난리였잖아요. 웹소설의 특징을 보니 읽기 쉬워요. 그러니까 젊은 세대들은 콘텐츠를 원하지 않고 이야기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시대에 맞는 방식을 원하는 거예요. 그게 꼭 영상이 아닐 수도 있어요.


이연실: 맞아요. 그리고 그들이 종이책은 덜 볼지언정 엄청난 콘텐츠 소비자라고 생각하거든요. 텍스트를 엄청 읽어요.


오스틴: 텍스트의 길이나 사유의 깊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보면서 글 보고, 유튜브에도 글이 없지 않거든요. 물론 영상에 익숙해져서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데 수동적인 건 맞아요. 그렇다고 그들이 틀렸냐? 그건 또 아니잖아요.


이연실: 그럼요, 그럼요.


오스틴: 어쨌든 우리는 이야기를 파는 거죠. 책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면 이야기장수는 출판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이연실: 이름에 ‘이야기’를 반드시 넣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해요. 저는 종이책 회사가 아니라 이야기 회사를 만들 것이고, 그렇기에 갈 수 있는 길이 되게 많죠.


오스틴: 이야기를 나눌수록 내 편집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연실: 저는 사실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모자랑 토핑이랑 무슨 상관이지 싶었어요. 볼캡을 쓰면 모자에 눌리는 느낌이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세상이 가려지는, 시야가 가려지는 느낌이 들어서 안 좋아했는데 이 모자는 진짜 가벼운 토핑 같은 거예요. 이 이야기를 꼭 남기고 싶어요.


오스틴: 저 이런 거 안 시켰잖아요(웃음).


이연실: 아니 진심으로 자랑하고 싶어서 그래요. 모자의 높이가 되게 절묘하고 답답하지 않으면서 안정감을 줘요. 그리고 모자에 눌리는 느낌 없이 너무 편안한 거예요.


오스틴: 선물로 드릴게요.


이연실: 진짜? 저 이거 계속 쓸 것 같아요!


오스틴: 마지막으로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소설 안 쓸 거예요?


이연실: 쓸 수도 있겠죠?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음속에서 뭔가 굴러다니는 얘기도 있는데 나중이 될 것 같아요. 김훈 작가님이 나도 마흔에 연습했다고, 그런 것들을 잘 기록하고 모아두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저는 편집자 일을 더 잘하고 싶어요. 소설은 잘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을 때, 가장 잘 해낸 다음에 시도하게 될 것 같아요.

아무리 확신에 가득 찬 길이더라도 다수의 염려와 반대 앞에선 주저하기 마련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소비자 앞에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대중이 원하는 것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그럼에도 꿋꿋이 전자를 택하는 용기는 머지않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들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일지 모른다. 이런 이연실 대표야말로 우리가 찾고 있는 태리워커,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속도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었다. 일을 더 잘하고 싶어 하는 still hungry 워커가 만들어낼 다음 책, 아니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연실님이 쓴 모자가 궁금하다면 클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