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뮌헨의 여름이야기 1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뮌헨의 여름, 잉글리시가르텐
뮌헨의 여름, 그리고 Englische Garten
뮌헨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특히 여름. 뮌헨의 여름은 정말 최고다. 따뜻한 햇살과 푸른 하늘, 도시 곳곳에 숨겨진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곳은 단연코 Englische Garten, 뮌헨의 영국정원이다.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뮌헨에는 영국정원이 있다. 사계절 내내 열려 있지만, 날씨가 좋은 여름이면 특히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전거를 타고 마리엔플라츠를 지나 북쪽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이곳에 도착한다. 거대한 규모의 공원은 울창한 숲과 넓은 잔디밭, 그리고 물길이 어우러져 있다.
잉글리시 가르텐의 서퍼들
뮌헨은 내륙 도시라 바다는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서핑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의 남쪽에 위치한 물줄기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파도가 넘실댄다. 이곳을 따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그들의 모습이 독특하고도 역동적이라, 서핑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뮌헨에서 서핑보드를 들고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을 본다면 의아해하지 말길. 그들은 바로 이곳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햇살 아래의 여유
공원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자전거를 세우고, 적당히 햇볕이 드는 물가 옆에 자리를 잡는다. 비치타월을 깔고 누워 한껏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 티셔츠를 벗고 햇살을 느끼며 가방에서 라들러 한 병을 꺼낸다. 한 모금 마신 뒤 책을 펼치고, 또 한 모금. 가끔은 물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다시 잔디 위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적당히 릴랙스 할 때쯤, 가져온 짐을 챙기고 다시 티셔츠를 걸친다.
집으로 가는 길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나와 오데온스플라츠를 지나 집으로 향하는 길. 뜨거웠던 햇살은 어느새 부드러워지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선선하다. Englische Garten에서의 하루는 늘 그렇게 차분히, 하지만 충만하게 마무리된다. 뮌헨의 여름은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특별해진다. 그래서 나는 뮌헨을, 그리고 이곳의 여름을 정말 사랑한다.